볼보 S60 T4 프리미엄은 단점부터 말해보면 가격은 4700만원으로 비싼데 차 크기는 작다는 점이다. 앞좌석은 괜찮은데 뒷좌석은 키 175㎝ 정도 사람이 타면 무릎이 닿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 차는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금부터 그 매력을 들여다보자.
사람이든 차든 일단 외모가 좋아야 한다. 볼보 S60 T4 프리미엄은 `이 차가 볼보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각진 고집쟁이 볼보가 더 이상 아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하더니 이 부분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레드 와인(플라멩코 레드)을 닮은 강렬한 색상에 한 번 반하고 세련되고 날렵한 디자인에 두 번 반한다. `볼보의 대표 프리미엄 스포츠세단`이란 회사 측 설명이 과장된 게 아니다.
차에 타기 전, 보통은 아무것도 없는 앞 유리 상단 중앙에 기묘한 장치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순간 `안전`이란 단어가 머리속에 떠오른 건 볼보 마케팅의 승리라 할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역시나 볼보 안전기술이 집약된 `시티 세이프티` 등의 기능을 위한 카메라와 레이더 장비였다.
감색이랄까, 갈색 빛이 감도는 가죽 시트는 전체적으로 차 외부와 맞물려 스포티한 느낌을 잘 살렸다. 스칸디나비아의 청정 자연을 닮은 심플하고 깨끗한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는 인테리어는 확실히 정돈되고 간결하다는 인상을 준다. 센터페시아 작동 버튼을 줄이고 최대한 직관적으로 디자인한 부분을 좋아할 사람이 많을 듯 싶었다.
이제 달려볼 차례. 사실, 우리나라 대형차와 맞먹는 가격의 수입차가 잘 달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볼보 S60 T4 프리미엄은 좀 잘 달린다. 2.0 가솔린 모델이 정말로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액셀러레이터를 중간 정도만 밟아도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직렬 5기통 터보 엔진이 213마력의 출력과 30.6㎏·m의 힘을 내는 덕분이다.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으로 엔진 크기를 줄이면서도 힘은 더 낼 수 있는 것이라는 게 볼보 측 설명이다.
마음 먹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쉽게 170㎞를 넘긴다. 그래도 아직 힘이 남는다. 다만 빨리 달릴 때 좀 무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날렵하지만 묵직하다는 느낌이 덜해서였다. 고속 주행 시 차량 후미가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쏠려 전복되는 현상을 막아 주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이 장착돼 있다.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 기능 덕분에 코너링이 좋았다.
이 차에는 저속에서도 앞 차와 간격을 판단해 경고음을 보내주는 시티 세이프티가 장착돼 있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이 적용돼, 이 두 안전장치가 수시로 번쩍거리는 빨간 불빛과 함께 요란한 경고음을 쏟아낸다. 자칫 큰 소리에 놀랄 수 있으나, 어머니의 잔소리 같은 것이니 잘 들어두어서 나쁠 게 없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