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그리드 AMI 실증사업 상용화 역부족

정부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상용화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주 실증단지 경험을 토대로 내년부터 실제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본지가 입수한 제주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플레이스 수신율 현황`에 따르면 실증단지 스마트플레이스(지능형소비자)분야 원격검침인프라(AMI) 수신율(3월분)이 9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신율에 따라 실시간요금제·전력 수요반응(DR) 등 지능형전력망 사업 완성도가 결정된다.

실증사업은 전력·발전 계통과 소비자 간 전력공급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통신방식 등 최적의 상용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3년 5월까지 추진된다. 정부는 2010년 ICT를 보유한 4개 컨소시엄(한국전력·KT·LG전자·SKT)을 선정해 약 2000가구에 5분에서 15분 단위로 전기사용량을 수집해 이를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 실증사업 종료 2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지난 3년간의 성과가 무색하다는 평가다.

15분 단위로 수용가의 전기사용량 및 사용정보 데이터가 중앙서버에 제때 전달되는 적시 수신율은 LG전자가 86.5%, KT 79.0%, SKT 76.4%, 한전 60.9%로 나타났다. 5분 단위 적시 수신율은 KT 89.5%, LG전자 80.8%, SKT 55.0%, 한전 12.5% 순이다.

관련업계는 한전보다 높은 수신율의 3개 컨소시엄조차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가장 낮은 수신율을 보인 한전은 별도 추가비용이 없는 전력선통신(PLC)와 지그비 등의 통신방식을 채용했다. 반면 KT와 SKT는 자사의 유료 통신망을, LG전자는 유선 인터넷을 사용해 한전과 달리 별도의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대규모 현장 적용에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비용을 들여 검침률을 높이는데만 집중했을 뿐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용화를 위한 거점지구 사업이 코앞인데 적시 수신율이 90%미만이면 제대로 된 AMI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며 “제주지역이 이런 상황인데 가구가 더욱 조밀하게 분포된 도시의 적시 수신율은 통신 간섭으로 더욱 떨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통신방식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AMI는 단순한 전력검침 무인화 수준을 넘어 에너지 사용량을 공유, 전력 수요·공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전기에너지 사용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전력·발전 계통과 소비자 간 수요·공급에 활용된다. 수용가의 전기에너지 사용량과 소비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똑똑한 전력사용을 유도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핵심이다.

【표】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단지 스마트플레이스 원격검침인프라(AMI) 운영현황

(2013.3.1~2013.3.19 데이터 기준)

제주 스마트그리드 AMI 실증사업 상용화 역부족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