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솔로족이 급증하면서 소형가전 제품의 디자인과 성능도 다품종, 세분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교수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솔로 이코노미란 싱글 및 1인가구가 새로운 소비시장을 형성하자 식품, 주택, 소형가전 등 이들 대상 제품을 집중 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솔로족은 제품을 구매, 소유하는 것보다 대여하는 `렌탈`가전이나 소형가전을 선호하는 경향도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침체기인 미국 가전 시장에서도 소형가전 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이 예상된다.
경제력을 갖춘 고소득 싱글의 등장은 남녀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기존 소비시장의 트렌드마저 바꿨다. 남성, 여성의 소비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이다. 화장품 브랜드들은 외모와 패션에 관심이 높고 스스로를 잘 꾸미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을 대상으로 고가의 화장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피부관리 제품이나 여성의 전유물처럼 보였던 색조화장의 영역까지 진출해 새로운 매출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수염을 잘 깎는 데만 머물렀던 전기면도기도 스타일링 제품으로 이미지를 바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카메라 시장도 달라졌다. `똑딱이` 카메라만 쓸 것 같던 여성이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영역까지 취미의 영역을 넓히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의 주요 소비자가 여성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소니, 니콘, 삼성 등은 여성 소비자 타깃의 전략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상황이다. 셀프카메라 기능, 피부보정기능, 간편 다이얼기능 등 여성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프리미엄 카메라를 내놓고 유혹하는 실정이다. 복고풍 디자인을 차용해 인기를 모은 후지필름의 콤팩트 카메라 X100은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여성 구매자 비율이 40%에 이르렀다.
가전유통 관계자는 “미니세탁기나 로봇청소기는 사용성이 편리해 여성보다 남성 소비자가 더 좋아한다”며 “남녀 싱글 모두 취미와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역발상을 이용한 틈새시장의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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