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산업 위기일까 기회일까

태양광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태양광산업에 사활을 건 한화그룹의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국 업계의 경영난 가중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지만 예상보다 길어지는 불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라원, 한화큐셀을 중심으로 셀 2.3GW, 모듈 1.5GW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3위 태양광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0년 한화솔라원(당시 솔라펀파워홀딩스)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큐셀을 인수하며 일약 세계 정상권 태양광기업으로 도약했다. 태양광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3년만에 세계 정상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불황 장기화로 태양광사업의 손실도 늘어나고 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인수하는데 각각 4300억원, 550억원을 투자했고 이들 기업의 부채를 떠안았다. 태양광 발전소 시공, 태양전지 R&D 등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까지 감안하면 투자금액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한화솔라원은 지난 2010년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지금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큐셀도 영업 손실을 내고 있어 한화의 태양광 산업은 아직 꽃을 피지 못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화의 태양광사업 진출 시기가 빨랐다는 지적도 따른다. 시황 악화로 한화솔라원의 자산가치는 인수가에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승연 회장의 구속도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해온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강력한 추진력을 잃은 것이 잠재적인 불안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경영난 악화로 중국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 징후가 보이면서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은 일대 기회를 맞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선텍, 잉리, 트리나솔라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고 중국 정부의 무제한 지원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중국의 태양광 1세대 기업은 그동안 금융권 지원을 등에 업고 수조원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불황으로 인해 커다란 덩치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간 반덤핑 분쟁도 한화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한화솔라원의 공장가동률이 지난해 12월 55%에서 최근 90%까지 상승했다”며 “불황을 견디는 체력적인 측면에서 경쟁기업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시황이 개선되면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