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경제`와 이보다 어울리는 기업이 있을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 불과 10년 만에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도약했다. 연평균 154%에 이르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한 해 3000억원을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한다. 크루셜텍의 성장 스토리다.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주역은 `OTP(Optical Track Pad)`다. OTP는 PC 광마우스를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입력 장치다.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패드·노트북·모니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OTP를 적용한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 시리즈`는 간편한 조작 기능 덕분에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크루셜텍은 이후 HP·모토로라·소니·샤프 등에 제품 공급을 이어갔으며,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안 사장은 “스마트폰에도 PC와 유사한 웹 서핑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시발점이었다”며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가장 먼저 움직인다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크루셜텍은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종합 스마트부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사업은 OTP에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 BTP(Biometric Track Pad)와 베젤(테두리) 없는 터치스크린 구현이 가능한 MS-TSP(Matrix Switching Touch Screen Panel)다.
미국 애플은 지난해 세계 최대 지문인식 업체 오센텍을 인수했다. 이후 애플이 기존 오센텍 협력사와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크루셜텍의 BTP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센텍 등 기존 업체들은 2차원(D)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지문을 인식한다. 센서에 손가락을 밀착시키지 않으면 굴곡진 부분을 인식하지 못한다. BTP는 3차원(D) 이미지 센서와 노이즈 제거 기능을 탑재해 이 같은 단점을 개선했다.
MS-TSP는 기존 정전용량 방식보다 제조 공정이 단순해 수율이 높다. 사용자가 장갑을 낀 채로 터치 입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패널 표면 감도가 높다.
크루셜텍은 이밖에 스마트폰용 고성능 모바일플래시모듈(MFM)과 OTP를 장착한 스마트 TV용 리모컨 `에어로 마우스`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크루셜엠스, 크루셜칩스 등 관계사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노력한다는 목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