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무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

“방사광가속기 건설 당시 많은 언론에서 무모한 도전이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그런 비판이 오히려 가속기 건설을 성공시킨 자극이 됐습니다.”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지켜봐온 조무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조무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
조무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

방사광가속기는 1980년대 후반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이 포항공대 학장으로 영입한 김호길 학장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 시작이었다. 김 학장은 당시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며 과학기술 발전 필수 장비인 가속기 건설을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고 했다.

조 소장은 “방사광가속기 설립 주역 두 분은 유명을 달리했지만 가속기는 하루하루 한국 과학기술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가속기연구소는 거대과학기술 인프라지만 포항공대에 소속된 연구소다.

조 소장은 가속기 건설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됐고 국가과학기술 발전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정부에 기부 채납해 출연연구소로 재출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연연구소가 되어야 할 이유로 발전모델 설정, 서비스 향상 등을 꼽았다.

가속기 운용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빔라인은 크게 늘었지만 인력은 가동 첫해인 1995년 135명 그대로다.

조 소장은 “해외 가속기는 빔라인당 인력이 다섯 명인데 우리는 한 명에 불과하다”며 “빔라인 책임과학자가 고품질 연구를 수행할 수 없고 유능한 신진 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속기연구소가 출연연이 되면 새로운 발전비전을 수립하고 인력을 충원, 국가 거대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부채납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조만간 정부 업무보고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속기연구소는 앞으로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조 소장은 “신물질 구조분석, 미세구조 성분분석, 이미지분석, 자성체 연구 등 관련 분야 기업을 직접 방문해 가속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라며 “현 산업체 이용률 7%를 앞으로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