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외부투자 유치에 '올인'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외부투자 유치에 올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가능한 빠른 시간에 1000억~2000억원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장 경영은 이준우 부사장이 맡아 각각 선택과 집중의 경영에 나선다.

팬택은 28일 김포 공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재표 승인과 사내외 이사 선임, 자본금 감소 승인 건을 의결했다. 주총 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며 현 박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부회장은 팬택의 생존을 위해 투자 유치와 중장기 방향 설정에 집중한다.

팬택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제품 자체 경쟁력보다는 막강한 재원에 기초한 브랜드력과 마케팅에 좌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택은 외부 투자자금을 유치해 삼성전자와 애플에 뒤지는 브랜드와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이 완전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며 당면 과제 해결에 집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장 경영은 이 부사장을 중심으로 문지욱 부사장(COO), 조준호 신규사업본부장 등 차세대 경영진이 맡는다. 이 부사장은 2001년 중앙연구소 연구실장, 내수 연구그룹장을 거쳐 2008년부터 중앙연구소장, 기술전략 본부장에 이어 2012년부터 팬택 사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박 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드시 올해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며 “올해 경영 방침을 `혁신 경영`으로 정하고 진정한 글로벌 IMD(Intelligent Mobile Device)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박병엽 부회장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1년 만에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 존재감이 확 줄어들며 5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영업의 달인 박 부회장이 재무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팬택과 베가 브랜드력을 키워 삼성전자, 애플과 정면 대결해보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기술력과 제품력은 뒤지지 않는데 브랜드와 마케팅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박 부회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주총에서 감자 카드를 꺼냈다. 투자자가 언제든지 팬택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제가 전담해서 1000억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회사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 당시 상장을 폐지한 것을 아쉬워했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팬택은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장 폐지를 안했다면 신규자금을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주식 감자 역시 2~3년 전에 했으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았을 것”이라고 반성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많은 출장을 다니며 투자자를 만났다”며 “아직 특정 회사와 투자 유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투자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