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혼다 전시관엔 특별한 게 있다

“의자를 이렇게 밀어보세요. 올라타시기가 쉽죠?” “뒷좌석을 접으면 넓은 적재공간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보여드릴게요.” 서울모터쇼 혼다 전시관에 가면 흰 원피스에 붉은 재킷을 걸친 안내원이 가녀린 팔목으로 대형 SUV 차량 시트를 척척 접으며 관람객에게 시범을 보이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혼다가 이번 모터쇼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는데 성공한 `카 큐레이터`다.

혼다코리아 카 큐레이터가 서울모터쇼 전시관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혼다코리아 카 큐레이터가 서울모터쇼 전시관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혼다는 달랑 차량만 전시하거나 컴패니언 걸을 내세우는 양 극단을 배제하고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전문적인 차량지식을 갖춘 카 큐레이터를 전면에 배치하는 전략을 취했다. 7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16명의 큐레이터를 한 달 이상 교육시켜 차량 당 두 명을 배치, 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홈쇼핑 쇼호스트와 방송국 리포터 등이 포함돼 능숙한 말솜씨를 자랑한다.

혼다가 미술관에서 힌트를 얻은 큐레이터를 모터쇼에 배치한 데는 경영상 전략이 숨어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서울모터쇼까지 불과 4개월여의 짧은 기간 동안 오딧세이, 파일럿, 어코드 크로스투어, 시빅 유로, CR-V, 시빅 가솔린, 시빅 하이브리드 7개 모델을 숨 가쁘게 쏟아낸 탓에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짧은 시간에 많은 모델을 선보였다”면서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혼다 차의 진가를 상세히 설명하자는 취지에서 큐레이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혼다코리아의 `명예 회복`과도 관련이 깊다. 2008년까지만 해도 연판매량 1만대를 넘기며 수입차 시장 선두를 달렸으나 이후 엔고 여파로 부진에 시달렸다는 게 혼다 측 설명. 혼다는 이 같은 부진을 넘어 새로운 파도를 일으키겠다는 의미에서 파도를 모티브로 전시관을 꾸미기도 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량이 4000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두 배 성장한 8000대를 판매할 것”이라며 “최근 연이어 출시한 신차가 혼다의 힘찬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