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개화시기 조절해 수확 앞당길 수 있다!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해 수확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남홍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식물노화·수명연구단장은 최근 식물 세포 핵 내 단백질 집합과 해산이 개화시기 조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남홍길 단장
남홍길 단장

이번 연구는 연구단내 김유미 박사 주도로 수행됐다. 지난달 관련 분야 국제학술지인 셀 자매지 `셀 리포트(Cell Report)`에 게재됐다.

식물의 개화는 일반적으로 계절 변화 등 외부 환경과 식물이 가진 유전적 환경 등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이 가운데 계절의 변화, 낮 길이의 변화는 식물 생체 시계에 의해 인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이겐티아라는 단백질이 식물 생체 시계의 활성을 조절해 개화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는 남홍길 단장이 1999년 이미 사이언스지에 발표한바 있다.

그 후 전 세계적으로 생체 시계 조절을 통한 광주기성 개화조절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가 분리됐다. 또 유전자와 단백질 활성을 조절, 개화시기를 결정한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연구진은 장일 식물인 애기장대에서 개화 유도 단백질인 자이겐티아가 핵 내에 골고루 퍼져 있거나 단백질체인 핵체에 모여 있는 두 가지 형태의 핵 내 분포가 존재하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또 자이겐티아 단백질이 핵체로 모이는 것이 밤에 발현이 많이 되는 `엘프4(ELF4)`라는 단백질과의 직접적 결합을 통해 유도된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이는 낮이 긴 봄에는 개화가 일찍 이뤄지지만 밤이 길어지는 가을에는 개화가 늦어지는 장일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자이겐티아를 포함, 다양한 생체 시계조절 단백질들이 핵체를 형성하는 현상은 관찰된 바 있지만 실제로 개화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단백질이 핵체로 모이거나 흩어진다는 것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홍길 단장은 “이번 연구는 개화조절 단백질의 핵 내 위치조절이 식물이 가지는 기존 개화조절 기작들과의 다른 새로운 방법임을 밝힌 것”이라며 “식물 발달 및 생애주기 연구를 통한 식량문제 해결을 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는 연구”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