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세라씰, 소재기술 기반 밀봉단자 강소기업 `우뚝`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부품소재 전문기업 세라씰(대표 김종배)이 7년간 쌓아온 소재기술을 바탕으로 밀봉단자(Hermetic Terminal) 분야 강소기업으로 우뚝 섰다.

김종배 세라씰 대표(오른쪽)와 최정암 연구소장이 밀봉단자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김종배 세라씰 대표(오른쪽)와 최정암 연구소장이 밀봉단자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밀봉단자는 에어컨과 냉장고의 컴프레서에 반드시 필요한 커넥터다. 본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몸체와 전원단자 사이의 절연을 유지하고 전원을 공급해주는 부품이다.

소재 간 서로 다른 열팽창계수(CTE)를 고려해 디자인해야하고, 기밀성과 밀폐성, 내구성, 내전압, 절연저항성이 우수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만 부품으로 채택될 수 있다. 웬만한 기술력만으론 쉽게 뛰어들 수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진입하기엔 장벽이 높다.

밀봉단자의 시장 전망은 밝다. 국내 대기업들의 에어컨, 냉장고 수출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밀봉단자 시장규모도 매년 두 배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김종배 사장은 “밀봉단자는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지금은 주로 가전용 컴프레서에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기차나 전기발전소, 히트펌프 등 사용처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라씰이 개발한 밀봉단자에는 이 회사만의 독자적인 유리배합기술과 공정기술이 녹아 있다. 소재 배합이 잘못되면 고압력 시 단자가 변형되고 유리가 깨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유리배합기술은 이 회사의 핵심기술이다.

이 회사의 밀봉단자는 전류의 누설이 없고 압축공기나 질소가스 압력이 있을 때 단자가 변형되거나 유리가 갈라지는 현상이 없다. 지난 2008년 ISO9001인증과 미국, 캐나다 안전규격 취득, 2012년 독일 안전규격 인증 등을 통해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제품 개발과정에서 납품까지 험난한 과정도 거쳤다.

밀봉단자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푸사이트(Fusite)`가 보유한 특허를 피해서 개발해야 하는 문제가 첫 번째 걸림돌이었다. 어렵사리 대기업으로부터 대용량 밀봉단자에 대한 수주를 받았지만 푸사이트의 특허를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결국 특허 회피는 구미기업주치의센터를 통해 해결했다. 주치의센터는 기술주치의와 러시아 트리즈(TRIZ) 전문가가 한 팀을 구성해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했고, 경쟁사 특허를 피한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주치의센터는 또 금융권으로부터 세라씰에 긴급경영안전자금을 지원받도록 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세라씰의 밀봉단자는 현재 국내 대기업에 납품을 시작했고, 해외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현지기업과 지난해 말 기술과 밀봉단자 생산라인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고 지난달 선적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일본 히타치 기술진이 회사를 방문, 기술력을 확인하고 감탄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납품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콩의 모 회사는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자는 제안을 했다. 세라씰은 지난해 13억원의 매출에서 올해는 최소 30억원에서 최대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배 사장은 “늘 웃고 다녀서 회사가 탄탄대로만 달려온 줄로 아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개발과 수주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업주치의센터와 주변의 도움을 받아 회사가 기반을 다지고 있어 앞으로 소재분야 국내 대표기업으로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