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핵심기조인 `창조경제`에 대한 모호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 부처는 물론이고 청와대조차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이 주어진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조경제 개념에 대한 모호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주말이다. 지난 30일 열린 당정청 워크숍에서 여당 의원이 청와대 비서진에게 개념정립을 촉구한데 이어 1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2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창조경제는 논란 거리였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는 그 개념이 막연하다는 점을 일부 인정했다. 윤 내정자는 “창조경제 개념이 막연하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약간 (그렇다)”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 정부 쪽에서는 창조경제를 놓고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융합형 선도형 경제”, 최문기 미래부 장관 내정자는 “서비스와 솔루션,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나가는 것”,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은 “두뇌를 활용해 세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 주말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잇따랐던 비판처럼 아직도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한 부처 관계자는 “창조경제는 6개가 넘는 부처 간 조율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추진이 가능한데 각 부처가 이처럼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어 과연 제대로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의 경제공약 입안을 주도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창조경제는 장기비전으로 말하자면 멀리 떠 있는 어떤 구름 같은 것”이라며 “망원경을 길게 빼서 가까이 가서 보면 알 수 있는데 멀리서 보면 좀 애매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공약에 관여했던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창조경제는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과학기술, 정보통신(IT)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기존 산업에 융합해 새로운 발상을 하자는 것”이라며 “창조경제 개념이 모호한 것보다 뭔가 가시적 성과가 눈에 보이면 분명한데, 결과가 나오는 것을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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