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전자·현대차로 수출경제 버틸 수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이 같은 회계연도 상장사 순이익의 50.6%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비중도 39.2%에 이른다. 매출 비중은 16.1%다.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일부 대기업에 의존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심각성은 갈수록 더하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비중은 2011년보다 각각 14.9%, 19.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두 회사를 제외한 기업의 매출은 5.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3%, 순이익은 33.0%나 급감했다. 두 회사를 빼면 기업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치열한 세계 스마트폰과 자동차 시장 경쟁을 뚫고 계속 점유율을 높였다. 그런데 두 회사마저 힘들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삼성전자는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현대차는 엔저를 발판으로 삼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반격에 휘청거린다. 두 회사가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리라 기대하지만 정부는 만일의 대안을 늘 갖고 있어야 한다. 바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집중 육성하는 길이다.

대기업에 가려졌지만 그런대로 세계무대에서 선방하는 수출 기업들이 꽤 있다. 주로 제조기반 기술기업이다. 매출을 늘린 기업도 많다. 문제는 극심한 경쟁과 환율 등으로 인해 최근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떨어져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미래 투자 축소다.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들에게 이는 심각한 경영 불안 요소다.

정부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큼 미리 해소해야 한다. 중견·중소기업들의 미래 투자를 북돋을 다양한 지원 정책을 고민해 내놔야 한다. 당장 급한 금융 지원만큼 중요한 일이다. 어느 정도 버티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대기업 의존 우리 수출 경제를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