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가 모처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제품 가격하락, 악성재고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지만 최근 신규 제품 공급계약 등으로 공장 가동률을 끌어 올리는 모양세다. 본격적인 실적회복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업계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자회사인 한화솔라원은 이달 들어 공장가동률을 90%수준까지 높였다. 지난해 연말 50%에 미치지 못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수주한 155㎿규모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와 일본 마루베니 상사와 체결한 500㎿ 규모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 등으로 1월부터 제품 생산을 본격화 한 것이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공장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린 STX솔라는 50㎿규모 모듈 생산라인을 100㎿까지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자사 모듈 공급 능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최진석 STX솔라 사장은 “발전소 설치사업에 우리 모듈을 공급하기에 현재 생산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생산능력은 증설, 인수, 임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솔라에너지도 이달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는 “4월에 신규 수주물량 확보를 앞두고 있다”며 “악성재고가 줄어들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분야 제조기업 OCI도 공장 가동률을 90% 이상 높이는 등 태양광 업계 전반에 걸쳐 모처럼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본격적인 시황 개선의 징후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중국기업의 시장 퇴출이 느리게 진행되고 최근 제품 가격 회복이 중국 정부의 폴리실리콘 반덤핑 판정을 앞두고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고 시장 정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황회복을 논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하지만 최근 폴리실리콘, 웨이퍼, 모듈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이익이 개선되면서 일단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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