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소프트파워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한국무역, 이제는 소프트파워다` 보고서에서 한국 무역은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 제품 이미지와 혁신성 등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프트파워 제고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창조적 혁신을 기반으로 한 `프로세스 브랜드(Process Brand)`의 개발과 확산을 제시했다. 프로세스 브랜드는 특정 제품이나 기업 차원의 브랜드가 아니라 생산시스템이나 공정에서 나타나는 창조적인 혁신을 브랜드화한 개념이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불리는 미국 포드시스템과 무재고 생산방식의 대표사례인 도요타 JIT(Just in Time) 등이 대표 사례다. 우리나라 조선부문의 혁신사례인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공법, 블록(Block) 생산방식 등도 해당된다.
보고서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사용되던 하드파워, 소프트파워의 개념을 무역부문에 접목했다. 무역규모 및 순위, 매출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수출 1위 품목 등 양적인 지표를 하드파워, 수출제품 이미지와 수출기업 브랜드 가치, 효율성 및 혁신 등의 정성적인 지표를 소프트파워로 분류, 비교했다.
한국 무역의 하드파워는 상품수출(7위), 무역규모(8위), 수출 1위 품목 수(16위) 등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19위, 2012년)보다 높다. 각 요소가 결합된 하드파워&소프트파워 부문도 무역환경(3위), 사업환경(9위) 등으로 세계 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드파워 측면의 경쟁력에도 불구, 우리나라 수출제품은 해외시장에서 여전히 디스카운트(-9.3%)되고 있으며, 기업혁신(16위)과 상품시장 효율성(29위)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에 대한 개선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상현 연구위원은 “한국의 수출품목 구조가 브랜드화가 힘든 중화학공업, 자본재 위주의 구조로 되어 있어 개별 제품·기업 차원의 브랜드 보다는 생산과정에서의 혁신을 기반으로 한 프로세스 브랜드를 개발, 확산시킴으로써 산업 전반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