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서 190만대 리콜...도요타 전철 밟나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 리콜에 나서면서 2009년 도요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를 브레이크등 스위치 및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4일 밝혔다.

리콜되는 차량은 2007∼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 산타페, 소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등 현대차 모델과 옵티마, 론도, 세도나,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등 기아차 모델이다. 리콜 차량 대수는 현대차가 105만9천824대, 기아차가 62만3천658대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쏘울 등 16만대를 리콜한다.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은 현대기아차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거나 정속주행장치(크루즈 콘트롤)이 해제되지 않는 등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2011∼2013년 생산된 현대차 엘란트라 18만6254대에서는 사이드 에어백이 부풀 때 천정부 내 지지대(서포트 브래킷)가 이탈하면서 탑승자 부상 위험이 있어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NHTSA는 지난해 서포트 브래킷이 떨어져 나가면서 운전자의 귀를 자른 사례 1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소유자에게 이를 통보하고 오는 6월부터 브레이크등 스위치 등을 무상 교체해줄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브레이크등 결함 때문에 사고가 나거나 사람이 다치는 등의 사례는 없었다”며 “결함으로 인한 오작동이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브레이크 작동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리콜사태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사태와 달리 안전과 직결된 문제여서 도요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요타는 2009∼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10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했다.

2011년 초 가속페달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시행한 리콜까지 포함하면 도요타가 2009년 하반기 이후 세계적으로 리콜한 차량은 1400만대에 달했다. 도요타는 리콜사태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바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당장 미국에서 리콜하는 자동차는 190만대지만 세계 각국에서 리콜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리콜 대상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리콜 규모는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나라마다 법규와 모델이 달라 다르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