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뒤집기]아웃도어의 기본은 패킹이다

아웃도어는 넓은 의미로 집 밖에서 즐기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감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장비가 필요하다. 아웃도어를 즐기는 기본이 짐을 싸는 패킹(Packing)에서 시작하는 이유다.

[아웃도어 뒤집기]아웃도어의 기본은 패킹이다

통상 야외 생활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메고 자연에서 1박 이상 일정 구간을 걷는 트레킹이나 산행을 백패킹(Backpacking)이라고 한다. 백패킹의 사전적인 의미는 짊어지고 나른다는 의미다. 백패킹에는 백(Back)과 패킹(Packing)이란 단어가 합쳐진 말이라는 데서 충분히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백(Back)은 사람의 등이나 허리를 의미하는 단어지만 여기에는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다. 패킹(Packing)은 짐을 싸다는 뜻이기 때문에 결국 백패킹(Backpacking)이란 말은 필요한 짐을 싸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아웃도어를 즐기기 위해선 제대로 짐을 패킹할 수 있어야 한다. 초보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집 전체를 야외로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야외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편리함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챙겨가려 한다. 하지만 배낭은 짐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차 트렁크가 넓다고 해도 무한대로 짐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짐을 챙기는지에 따라 자연에서의 희로애락이 결정된다.

꼭 필요한 물건만 챙기는 것이 패킹의 기본이다. 용도가 겹치거나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장비는 빼라는 것이다. 용도가 겹치는 장비는 여러 개 중에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야 한다. 편리함을 생각해 챙겨야 한다면 빼는 것이 좋다. 고장 날 때를 대비해 장비를 예비로 하나 더 챙겨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장비를 하나 더 가져가는 것보다 수선 도구를 챙기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이다.

최대한 부피를 줄일 수 있고 무게가 가벼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 산에서 취사 야영이 가능했던 시절, 설악산으로 장기 산행을 떠날 때면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포장지를 모두 제거하고 패킹한 적이 있다. 또 해외 원정 때는 칫솔과 매트리스를 반으로 잘라 썼다. 자동차를 이용한 캠핑도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은 피한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트렁크나 배낭의 반 이상을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낭이나 트렁크에 짐을 넣기 전에 가져갈 물건을 정하고 어떻게 짐을 챙길 것인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 그 후 트렁크 앞에 짐을 꺼내 놓고 끝 부분을 맞추면서 차곡차곡 짐을 넣는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한 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좌우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배낭에 넣을 때는 하중 때문에 배낭이 뒤로 젖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맨 바닥에는 침낭이나 의류 등 가벼운 짐을 넣고 그 위에 코펠, 버너, 텐트 등 무거운 짐을 올린다. 이어서 그 위에 쌀이나 식품 등 먹거리를 넣는 것이 좋다.

여벌 의류, 휴대폰 등 전자기기 등은 비에 젖지 않도록 방수 팩이나 지퍼 락 등에 넣는다. 기상 급변할 때 바람이나 비를 막아줄 방수재킷은 꺼내기 쉬운 배낭의 윗부분에 넣는 것이 좋다. 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차의 트렁크에 넣을 때는 침낭이나 매트리스 등을 양쪽 측면이나 깨지기 쉬운 장비들 사이에 배치해 외부 충격으로 인해 장비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 배낭을 쌓을 때는 장비 모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틈새에 작은 공간이 많이 생긴다. 여기에는 소형 셸터, 에어 베개, 판초 등을 넣는다. 또 배낭을 들어 지면에 가볍게 튕기면 내부 장비가 안정적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

짐은 필요한 만큼만 챙기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이나 찌개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양념, 소금 등 조미료나 반찬은 필요한 만큼만 챙긴다. 간장은 물약을 담았던 빈 약품 통에 담고 소금이나 고춧가루는 껌통 등을 이용하면 좋다. 이런 재활용 플라스틱 통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배낭에 넣어두면 쉽게 깨지지 않아 조미료 등을 넣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은 바닥에, 가벼운 것은 위쪽에 놓는 것이 좋다. 트렁크에 짐을 실을 때는 바닥에 부피가 큰 방수포나 2인용 매트리스 등을 깔고 그 위에 텐트나 화로 등을 놓으면 편하다, 부피가 큰 것을 먼저 넣으면 쉽게 패킹할 수 있다. 하지만 배낭에 패킹할 때는 다르다.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을 맨 아래 넣으면 무게 중심이 아래쪽으로 쏠려 더 무거워진다. 배낭에 짐을 패킹할 때 침낭이나 여벌 의류 등 가벼운 것을 아래쪽에, 무거운 것을 위에 두는 이유다. 배낭이나 트렁크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하고 즉시 꺼내서 사용하거나 자주 사용해야 할 것은 맨 위에 놓는다.

◇팁:롤 매트나 코펠의 내부 공간을 이용하자

1인용 롤 매트는 돌돌 말아서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배낭 내부에 두르면 외부 충격에 장비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롤 매트는 내부 공간에 롤 테이블이나 버너 스탠드 등을 감아서 패킹하는 것이 좋다. 코펠의 빈 공간을 이용해 소형 버너나 쌀, 가스통 등을 담는 것이 편하다.

이철규 sicsicman@bacc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