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업체들 '장기화' 대책은 있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북한의 출입통제 장기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개성으로 들어가는 출경 금지조치가 길어지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출경 금지로 자재 반입이 끊겨 당장 다음주부터 생산 차질이 예고된다. 입주업체는 고객사 납품에 차질이 없도록 대안 마련에 나섰다. 생산을 다른 공장으로 돌리거나 외주 생산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마저도 자재가 확보됐거나 추가 비용 여력이 있는 곳만 가능하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출경 금지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비상대책을 바로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갑작스럽지만 출입 통제가 처음 겪는 일은 아니라서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그러나 최근 개성공단 내 통관 업무를 보는 북한 군인까지 무장을 하고 있는 등 예전과 다른 양상이 보여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입주기업은 이미 대체 생산으로 눈을 돌리고 자재 등을 개성에서 빼내기 위해 차량 수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3일 출경 금지 이후 개성공단 내 대형 화물차가 거의 빠져나가 차량 확보가 어렵다. 또 검사장비 등을 공단 외부로 갖고 나가는 것을 막고 있어 개성공단에만 주요 설비가 있는 업체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로부터 납품받는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품 납기일 확인부터 대체 물량 확보로 제품 생산 차질에 대비하는 것이다. 협력사는 직접 납품 회사에 찾아가 현지 상황 변화를 공유하며 함께 대안을 찾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생산 자재뿐 아니라 식자재 공급이 끊겨 비상 식품을 꺼내 먹을 상황이라 공단 상주인원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며 “식자재 반입이 먼저 허용되고 단계적으로 이른 시일 내 출경 금지조치가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는 전체 123개 국내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 중 45개가 기계금속, 전기·전자, 화학기업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