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용 발전기 시운전으로 버리는 전력, 화력발전소 1기 규모

비상용 소형 발전기 시운전으로 버려지는 전체 전력량이 화력발전소 1기 생산량과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업계에 따르면 두산커머셜엔진 등 4개 발전기용 엔진 업체의 발전기 시운전 과정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부하기에 연결, 전량 폐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되는 전력량은 2011년 기준 478만400㎾h다. 변수가 거의 없던 지난해도 500만㎾h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300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양이다.

생산한 전기를 버리는 것은 마땅한 활용처를 찾기가 어려워서다. 저장해서 쓰는 방법이 효율적이지만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교류(AC)라 저장이 어렵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입비용도 부담인데다 변류기까지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진다.

전력 품질 문제로 한전 계통연계가 어렵고 공업용으로만 쓸 수 있다. 공업용으로 사용하려해도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부하기를 갖추는 것도 업체에 부담이다. 생산한 전기를 다시 돈을 들여 버리는 격이다.

안형식 보국전기공업 부장은 “정확한 시험을 위해서는 용량별로 부하기를 둬야 한다”며 “생산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업체별로 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제품 가격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전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것은 업체에도 부담이지만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발전기 업계에서는 인근 공장에 직접 송전하는 방식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기 시운전에 따른 연간 소비전력 현황(두산커머셜엔진 등 4개사)

※평균 시운전 시간 : 2시간

비상용 발전기 시운전으로 버리는 전력, 화력발전소 1기 규모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