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인스텍, 3D 프린팅 `코리아 자존심`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D 프린팅 산업 육성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3D 프린팅은 컴퓨터이용설계(CAD)프로그램으로부터 직접 3차원 형상의 실물 모형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인스텍 서정훈 사장(오른쪽)과 김기욱 이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3D 프린팅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인스텍 서정훈 사장(오른쪽)과 김기욱 이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3D 프린팅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3D 프린팅 시장 공략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도 못 뗐다. 제대로 된 3D 프린팅 기술을 갖추고 있는 기업도 몇 군데 없다.

이처럼 열악한 국내 상황 속에서도 순수 독자기술로 꽃을 피운 기업이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인스텍(대표 서정훈)이 주인공이다.

인스텍은 국내 3D 프린팅업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세계 유명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견줄 만큼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인 서정훈 사장이 3D 프린팅 기술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기도 전인 1999년 연구소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3D 금속 프린팅 기술인 `DMT`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 빔을 이용, 금속 분말을 녹여 붙이는 방식으로 3D CAD 모델 데이터로부터 직접 금속 제품과 금형 등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 수 있는 신개념의 레이저 금속성형기술이다.

당시 개발된 기술이 사장될 것을 안타까워한 서 사장이 2001년 상용화를 목적으로 직접 회사를 차렸다. 이후 10여년 넘게 한눈팔지 않고 우직하게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 회사의 강점은 DMT 기술 공정에서부터 하드웨어, 제어 프로그램, 전용 캠 소프트웨어(MX-CAM)에 이르기까지 레이저를 제외한 3D 프린팅과 관련된 모든 주요 기술을 독자 기술로 개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DMT 기술은 미국 ASTM 인터내셔널에서 분류한 3D 금속 프린팅 기술 중에서도 가장 기술적으로 앞선 `Directed Energy Deposition` 기술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자·자동차·의료·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고가의 특수 금속 분말을 사용하는 다른 금속 3D 프린팅 기술과 달리 가격이 저렴한 일반 산업용 금속 분말을 사용해 경제적이다.

오토 트래킹 기술은 세계에서 인스텍만이 보유하고 있는 독특하고 강력한 DMT 보수 기술이다. 3D CAD·CAM 도움 없이 손상된 금속 제품 표면을 실시간으로 보수한다. 품질도 새 제품과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

이 회사의 국내 주요 고객은 대기업이다.

삼성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3차원 냉각수 금형 코어를 납품했다. LG는 인스텍이 자체 제작한 3D 프린터를 직접 구매해 휴대폰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금형전시회 `인터몰드 코리아 2011 전시회`에 3D 금속 장비를 첫 출품,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당시 인스텍의 기술력을 눈여겨본 일본과 독일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캐논과 시스템크리에이트 관계자가 인스텍을 직접 방문해 기술력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논의 1차 벤치마크 테스트를 통과했고, 현재 2차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전산, 나타시마, 도프레를 비롯해 독일 서머도 기술력을 벤치마크 테스트 중이다.

서정훈 사장은 “3D 금속 프린팅 시장은 올해 말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향후 2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3D 금속 프린팅 업계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