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예비 창업자나 창업자 등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도록 돕는 시제품 제작소 확산에 한창이다. 작년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에 처음 설치된 시제품 제작터나 셀프 제작소 등 수요자의 필요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늘려가고 있다.
경기지방중기청은 작년 5월 경기 수원시에 `시제품 제작터`를 설치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는 `테크숍((Tech Shop)`과 `팹랩(FAB Lab)`이 모태다.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테크숍은 한달에 120달러 내외 비용으로 다양한 공작 기계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장비와 함께 각종 교육을 제공하며 실리콘밸리 등 미국 전역 5개 지역에서 운영된다. 팹랩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이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수업에서 시작됐다.
중기청 시제품 제작터도 각종 범용 장비는 물론 3차원(3D) 프린터 등 전문장비까지 갖춰져 있다. 창업자가 적은 비용으로 시제품을 직접 생산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업성공의 열쇠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시제품을 신속하게 제작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중기청 시제품 제작터는 본인이 직접 제작하는 테크숍과는 달리 전문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제작을 맡기는 시스템이다. CNC, 쾌속 조형기, 3D스캐너 등 수십억 원이 넘는 전문 장비와 이를 다루는 각 분야 전문가 5명이 디자인부터 설계, 모형제작, 성능평가, 컨설팅까지 시제품 제작 과정을 모두 지원한다. 특히 경기청의 시제품 제작터는 일반 시제품 제작업체가 비용보다 50~60% 정도 저렴하다. 작년 5월 설립 이후 연말까지 159개 업체가 239건의 시제품을 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광주·전남중소기업청에도 시제품 제작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방 창업자와 연구 개발자의 시제품 제작 인프라를 위해 올해 상반기 22억원을 들여 구축하게 된다. 경기중기청에는 지난 8월 미국의 테크숍 형태를 그대로 받아들인 `셀프제작소`도 문을 열었다.
셀프제작소는 전문 엔지니어가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시제품 제작터와 달리 아이디어 제공자 스스로 기계와 장비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다. 작업실과 공구 이용료는 없으며 예비 창업자에게는 작업 공간을 최대 1년간 제공한다. 레이저 커팅기, 탁상용 드릴, 탁상 선반 등 가공용 장비와 아크 용접기, 플라스마 절단기 등 범용장비를 중심으로 초보자가 교육 후 사용할 수 있는 설비와 공구를 갖췄다. 장비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분야별 교육도 실시한다. 제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목공, 유리가공 등 개인부터 예비 창업자와 창업자까지 사용할 수 있다.
문을 연 뒤 약 1000여 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셀프제작소 장비 활용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호응이 높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