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8일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북한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과 군부 호전광들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 대결과 북침전쟁 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지게 되는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며 “우리 종업원 철수와 공업지구사업 잠정 중단을 비롯해 중대 조치와 관련한 실무적 사업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맡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일단 개성공단의 남한 입주기업에서 근무하던 북측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키고 앞으로 남북관계 추이를 지켜보면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건 비서는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라는 주장에 대해 “남조선의 보수세력은 지금 우리가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덕을 보고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공업지구만은 절대로 깨지 못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는 경제적으로 얻는 것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남측”이라며 “특히 군사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를 내어준 것은 참으로 막대한 양보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서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의 대결 광신자들은 돈줄이니, 억류니, 인질이니 하면서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참을 수 없는 악담을 계속 줴치고(떠들고) 있으며 국방부 장관 김관진은 인질 구출작전을 떠들며 개성공업지구에 미군 특수부대를 끌어들일 흉심까지 드러냈다”며 “이것은 개성공업지구를 북침전쟁 도발의 발원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비서는 담화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이금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과 박철수 부총국장 등 북측 관계자 수명과 함께 개성공단 내 북측행정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개성공업지구사무소, 종합지원센터, 입주 업체 몇 곳, 통행검사소, 남북연결도로 중앙분리선 등을 둘러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