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이 지난해 경영 악화와 대규모 설비투자로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줄였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4사의 R&D 투자액이 전년도에 비해 최대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1494억원으로 전년 1538억원 대비 2.8% 줄었다. GS칼텍스도 연구개발비를 2011년 470억원에서 지난해 434억원으로 7.6% 줄였다. 현대오일뱅크의 연구개발비는 122억원에서 105억원으로(13.9%), 에쓰오일는 107억원에서 97억원으로(9.3%)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로 2008년(791억원) 이래 연평균 20% 이상 연구개발비를 증액해오다 지난해 주춤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 투자를 늘리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제4고도화설비 증설과 제2BTX 공장 건설 등 시설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느라 R&D 부분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GS칼텍스는 지난달 상업 가동에 들어간 제4고도화설비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준공한 제2BTX공장에 5300억원을 투입했다.
정유사들은 전기차 배터리·광학필름 등 전자정보소재(SK이노베이션), 바이오연료·탄소섬유(GS칼텍스), 정제공정 효율화·석유제품 품질 개선(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부분에서 R&D를 진행해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산업의 투자비중은 신제품·기술 개발을 위한 R&D보다 생산량 확대를 위한 증설이나 연관산업인 석유화학설비 도입, 설비 유지보수 등의 부문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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