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전자주소 사업, 홍보 안 돼 지지부진

정부의 공인전자주소(#메일) 사업이 공회전하고 있다. 홍보 부족으로 등록이 크게 저조한 상황이어서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공인전자문서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정책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메일 사업 2차 접수를 마무리 한 결과 총 등록건수가 종전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대치(약 500만건)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개인 접수가 비교적 많아 기업 등록을 활성화하려던 당초 취지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시범사업과 1차 접수를 통해서는 약 7500건의 등록이 이뤄졌다.

#메일로 각종 청구서, 공문서 등을 유통하는 공인전자문서중계자는 KTNET, 한국정보인증, 코스콤, 더존비즈온, 웹케시 등 5곳으로 늘었다. 프론티어솔루션이 자격 인정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미래 시장규모를 고려했을 때 결코 많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메일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홍보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련 업무가 기존 지식경제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갔지만 인수인계가 늦어지고 있고, 홍보를 위한 예산 배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개인이 #메일을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굳이 먼저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평가다. 특히 기업의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적게라도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면 자발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도적으로 #메일 사용에 나서는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관계자들은 아직 #메일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굳이 내가 먼저 사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게 보통”이라며 “대대적인 정부의 홍보와 기업에 부여할 수 있는 혜택의 마련, 정부 부처의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