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탄소 NO, 친(親) 탄소 OK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꼽힌 `탄소`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화학업계는 인류가 탄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탄소 자체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대한화학회는 최근 `탄소문화원`을 설립했다. 지난 정부 5년동안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면서 국민에게 왜곡돼 전달된 탄소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다. 탄소문화원은 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인식으로 이에 대한 거부감이 위험한 수준으로 증폭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덕환 탄소문화원장은 “탄소는 우리가 거부해야 할 악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선”이라며 “탄소는 화학을 포함한 현대 과학기술과 문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문화원은 탄소(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거나 포기하지 못하면 지구촌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다. 화석연료 소비가 과도한 것은 분명하지만 화석연료 소비가 지구 온난화의 유일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기후변화, 식량 생산 감소, 물 부족, 환경 파괴 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탄소의 본질은 왜면한 채 인류문명을 위협하는 악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탄소문화원은 무작정 탄소를 거부할 수는 없고 대안으로 제시되는 태양광, 풍력, 조력, 바이오,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에 대한 인식도 바로잡을 것을 주장한다.

이 원장은 “탄소를 쓰지 않는다고 무조건 친환경적 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환경 파괴, 식량 생산과의 경쟁으로 촉발되는 윤리 문제도 화석연료에 못지않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