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창조연구로 치매·녹조 정복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글로벌 개방형 연구로 치매와 녹조 문제 정복에 나선다.

10일 KIST는 데니스 최 미국 뉴욕주립의대 교수와 김태송 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를 치매 조기진단기술개발사업단장에 선정했다. 또 스테판 플럼마커 베를린 공대 교수와 이상협 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박사를 녹조 예방·제거 기술개발 사업의 공동연구단장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개방형 연구사업(Open Research Program)은 매년 묶음 예산 50억원에 KIST의 기관 고유 사업비를 추가 투입해 3년 동안 2개 사업에 각각 매년 3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KIST는 지난 1월 올해 첫 사업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 분야와 녹조 예방·제거 기술 분야를 선정, 1개월간 공고 끝에 단장 인선을 마치게 됐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매 20년마다 환자의 숫자가 두 배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 조기 진단 및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암이나 당뇨와 같은 질환 보다 사회적 소요비용이 두 배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다.

KIST 연구진뿐 아니라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대학병원,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서울대 분당 병원 등 의료계 및 관련 기업체들이 참여한 개방형 융합 연구를 통해 혈액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적절한 치료에 의한 중증 치매 환자로의 악화를 미연에 방지할 기회를 확보하게 돼 알츠하이머 치매의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녹조는 하천 및 호소를 오염시켜 먹는 물에 수질 문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미관적인 측면과 악취를 동반하는 문제가 있어 지속적인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특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녹조유발의 주 원인물질인 인(燐)의 효과적 제거기술과 생태적 위험 요인을 발생하지 않고 부산물을 추가적으로 생성하지 않는 친환경적 녹조 제거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KIST는 연구개발을 통해 고령화 시대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질병으로 인한 연간 약 40조원 사회적 비용과 녹조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KIST는 그동안 축적해온 인 제거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베를린공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 학계와 생명연, 건기연 등 연구계, 신소재 및 신공정 개발 관련 전문 업체들의 핵심역량을 통합한다. 고효율 인 처리 및 친환경 녹조 제거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실증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녹조 예방 및 방제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미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공동 협력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수원시와 협력을 통해서는 실증화를 위한 검증 사이트를 지원, 실질적인 연구결과 창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문길주 KIST 원장은 “이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단장 선정을 계기로 치매 조기진단과 녹조 방제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묶음예산=올해 신설된 예산 카테고리다. 연구사업 기획은 기관장이 맡는다. 정부는 예산 총액만 결정한다. 연구기관의 연구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