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입주 업체 피해 눈덩이

개성 공단 가동이 멈추며 입주 전자·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 모두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자체 브랜드가 아닌 외주 생산이나 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더 우려된다. 주문이 감소하면서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예상치 못한 북한 근로자 철수에 납기를 지켜야 하는 전자·부품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다른 지역 공장으로 생산 물량을 돌리는 등 비상 상황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개성공단이 멈추며 납품이 불안한 고객사는 다른 생산 업체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주문량은 급감했다. 납품받던 업체도 생산 차질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사업 전반에 피해가 크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인 D사는 현지 생산이 중단되며 전체 품목 8개 중 2개를 남기고 모두 생산을 포기했다. 대체 생산도 어렵지만 고객사 역시 다른 업체로 주문량을 돌렸다. 남은 상품의 납기를 맞추려 밤낮으로 다른 공장에서 생산을 하고 있지만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생산 단가가 높아져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지만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개성공단에서 전자기기 완제품을 만드는 K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개성공단에서 주력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후 대책 마련이 막막하다. 수요에 맞춰 국내 공장에서 비상 생산에 돌입했지만 기존 주력 제품 생산량이 줄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되면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해 걱정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현 상황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비교해도 점점 악화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날이 갈수록 입주 기업 및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 정부와 함께 노력해 이른 시일 내 공단이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