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 수위가 연일 높아진다. 급기야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해 올 때 이를 격추시킬 수 있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대비를 갖춰는 데 우리나라는 그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참다못한 우리나라 국방부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격추시키기 위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수도권 일대에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쯤 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PC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저그족의 `럴커(Lurker)` 얘기다. 럴커는 땅 속에 숨어 있다가 적이 사정거리 내 들어오면 바늘뼈 뭉치 발사로 적의 몸을 뚫는 공격 유닛이다.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러한 럴커가 실제 무기체계로 존재한다면 어떠할까. 한번 발사하면 정해진 목표물과 구간을 날아가 터지는 미사일이 아닌, 오랫동안 하늘을 날아다니다 목표물이 나타나면 공격하는 미사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미사일이 존재한다면 북한의 그 어떤 미사일도 우리나라 영토를 공격하기 전에 이미 하늘에서 격추시켜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무기체계가 현실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 이름 또한 `럴커`다. 럴커는 영국방산업체인 MBDA와 탈레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 중이다. 미사일 전체 중량은 220kg이며 탄두는 22kg이다. 155㎜ 포탄 수준인 셈이다. 유도로켓발사시스템으로 발사하는 럴커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정찰장비로 10시간 이상을 비행하며 목표물을 찾는다. 더욱이 첨단시스템으로 대부분 지하에 있는 북한 미사일 발사대가 사격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면, 즉각 목표물을 확인해 타격을 할 수 있다.
미사일 무기체계의 진화는 이제 위성항법장치(GPS)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 수준으로 옮겨간다. ICT 기반으로 한 무기체계 현대화의 총아로도 불린다. 공격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 간의 ICT 활용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무기체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