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열풍이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 기준 310만3000명으로 10년여 전인 2001년 10월(241만8000명)과 비교해 68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수는 627만1000명에서 573만1000명으로 54만명이나 감소했다. 시니어 세대 창업자 수가 상대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니어란 넓은 의미로는 창업과 재취업을 원하는 모든 고령자를 뜻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10년 이상 직장 경험이 있는 40세 이상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일컫는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5월 개소한 전국 최초 시니어 특화센터인 수원시 시니어 창업지원센터는 1년여 간 운영 후 거둔 우수한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창업·재취업 컨설팅, 예비 창업자들끼리 정보 교류, 창업 관련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시니어 창업지원센터가 더 특별한 이유는 수원시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해 광역자치단체 17개, 기초자치단체 227개를 대상으로 실시된 2012년도 지역 일자리 목표 공시제 평가에서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일자리 창출목표를 2만2000명으로 설정했지만 목표 대비 2만4565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111.6% 초과 달성한 것. 이런 노하우가 있는 수원시에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이 바로 이 센터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목표에 맞게 내실 있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 하겠다”며 “체계적인 지원과 사회적 기업 육성 등 사회적 일자리 확대와 함께 기업지원을 통한 복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시니어 창업지원센터는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시니어 36개사를 포함, 47개 기업이 입주해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가 14개사, 전기전자가 11개사 등이다. 이들이 내놓은 매출과 고용 수치는 눈부시다. 지난해 12월 기준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32개사가 평균 26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측면에서도 입주 기업 당 평균 2.7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4명 이상의 고용이 증가됐다. 전체 규모로는 47개사 127명이 상주하고 있다.
기술 성과도 괄목할만하다. 이들 업체는 99건의 지식재산권 보유는 물론 약 16억1500만원의 자금 유치 확보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큰 성과를 거뒀다. 기술보증기금의 벤처기업인증을 받은 곳은 8개 업체이며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은 곳은 5개 업체다. 게다가 침체된 구 도심권 내 빈 건물을 활용해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시니어 창업지원센터 개소 후 유동인구 증가로 센터 인근에 15개 이상의 상가가 오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시니어 창업보육센터는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단계별 맞춤형 창업지원시스템을 운영한다. 우선 기존에 있던 창업보육센터 1관은 창업초기 스타트업이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대비 222%의 매출 신장과 127%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올해 5월경 오픈할 창업지원센터 2관은 일명 `포스트(POST) 창업지원센터`로,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만을 입주시켜 컨설팅과 보육을 지속할 수 있는 `포스트 BI(Post Business Incubator)`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2관은 올해 매출 30억, 고용창출 120명이 목표다. 더 나아가 이 곳에서 탄생한 스타 기업은 수원산업단지나 광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하도록 독려하는 등 `예비창업-창업-육성` 3단계창업성공지원시스템 기반을 갖춘다.
센터는 오는 30일까지 초기와 예비창업자를 모집한다. 모집대상은 기술적,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6개월 이내에 창업이 가능한 예비창업자 혹은 기술 집약형, 문화관광 콘텐츠, 지식서비스 기업으로 창업한 지 3년 이내의 기업이다. 입주계약은 1년으로 재계약에 따라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김경환 센터장은 “입주기업의 우선적인 조건은 아이템의 참신성 및 사업계획의 충실성”이라며 “시니어(40세 이상)와 실버(50세 이상) 세대의 창업자나 수원시 시니어 비즈플라자 회원은 입주조건을 우대해준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