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 재구축 추진이 활발하다. 개별 사업규모가 500억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어 관련 시장을 겨냥한 중견 IT서비스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정사업본부·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서울메트로 등이 ERP시스템 재구축이나 고도화 추진을 검토한다.
재구축을 가장 적극 추진하는 곳은 우정사업본부다. 우정사업본부는 ERP시스템 재구축을 위해 이달 중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발주한다. ISP 사업은 6월 착수해 11월 완료할 계획이다. 200억원 규모의 재구축 시스템통합(SI)사업은 내년 초 발주한다. 우정사업본부는 패키지 솔루션 교체도 검토한다.
오광수 우정사업본부 사무관은 “외산 제품을 사용하니 현실에 잘 맞지 않고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현상도 있다”며 “ISP로기존 오라클 패키지 솔루션 교체를 포함,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도 ERP 재구축을 검토한다. 한전 관계자는 “상반기 중 ERP시스템 재구축을 포함, IT부문 대상의 ISP 사업을 시작한다”며 “경우에 따라 초대형 ERP 재구축 작업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ERP시스템을 재구축하면 사업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도화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ERP 시스템의 사용자 환경을 개선하는 ISP를 진행한다. 9월 ISP를 완료하면 기능 고도화를 시작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 적용도 검토한다. 서울메트로도 사용자 기능개선 고도화를 진행한다.
공기업의 ERP시스템 재구축은 시스템 노후화와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와 한전은 지난 2006년 ERP시스템을 가동, 올해로 8년째를 맞는다. 서울메트로와 인천국제공항공사도 2009년과 2010년에 ERP시스템을 가동했다. 상대적으로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경영환경과 신기술 변화를 겪었다.
공기업 ERP 재구축 시장을 놓고 치열한 중견 IT서비스기업 간 경쟁도 예상된다. 올해 개정 소프트웨어(SW) 산업진흥법 시행으로 기존 공기업 ERP시장을 독점하던 대형 IT서비스기업은 시장에서 배제됐다. 중견 IT서비스기업 중 최근 공공 ERP사업에 강점을 지닌 옛 베어링포인트를 인수한 현대비에스앤씨가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준비한다. 이외 KCC정보통신, 대보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다우기술, 더존비즈온 등 기업들도 사업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공기업 ERP시스템 재구축 및 고도화 검토현황
자료:각사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