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소니의 프리미엄 시장 선점 전략에 `무대응`

돌파구 찾는 소니, 삼성·LG 관망 입장

`선두의 여유(?)`

소니의 전격적인 보급형 초고선명(UHD) TV시장 진출에 삼성·LG전자 양사가 `관망` 입장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소니는 오는 21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5인치·65인치 UHD TV를 각각 4999달러(약 584만원)와 6999달러(약 784만원)에 판매한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업계는 소니가 TV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삼성·LG전자는 이번 소니 결정에 앞으로 출시 일정 등 변화가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 관계자는 “85인치 이하 UHD TV 출시는 여전히 검토 단계”라고 말했으며, LG 관계자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하반기 출시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LG는 작년 8월, 삼성은 연초 84인치와 85인치 UHD TV를 출시했다.

업계는 삼성·LG 양사의 이같은 반응에 선두업체로서 자신감으로 본다. 소니 입장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대처하지 않는다는 것. 일각에서는 오히려 양사가 시장 평가 기회로 삼아 내심 환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니가 보급형으로 가격을 크게 낮췄지만 여전히 풀HD TV와 비교해 가격이 높아 시장 반응이 궁금하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55·65인치에선 풀HD와 UHD TV 화질 차이가 크지 않다”며 “소비자가 UHD TV를 이유로 가격이 1.5~2배인 제품을 구매할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55인치를 기준으로 풀HD TV는 2000~3000달러 수준이다. UHD TV는 풀HD보다 4배 높은 해상도지만 TV 크기가 줄어들면 체감 해상도 차이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소니의 공격적 마케팅은 시장을 키우는 기회가 되는 만큼 국내 양사가 이를 기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UDH TV가 초기시장임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은 경쟁자가 떠드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며 “오히려 우리 기업이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부담을 덜어 더 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방송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해상도가 높아져 UHD TV 수요는 앞으로 커질 것”이라며 “다만 풀HD와 비교해 두 배 정도 비싼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낮추느냐에 따라 시장 성장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