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이어폰·헤드폰 등 각종 음향기기 시장은 2010년 800억 원 내외에서 지난 2012년에는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5만원 이상 고급 이어폰 매출도 400억원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들은 “‘나가수’, ‘보이스오브코리아’등 음악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데다 고성능 이어폰을 기본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어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한다.
특히 2011년 이후로는 단순히 진동판만 울려서 소리를 들려주던 이어폰 대신 저음역, 중음역, 고음역 소리를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들려주는 밸런스드 아마추어 이어폰이 인기다. 스마트폰·MP3플레이어 등 음향기기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소리로 바꿀 때 효율이 기존 이어폰보다 높고 표현력도 기존 이어폰에 비해 우수하다.
◇ 소니 XBA 이어폰 “다양한 제품이 강점” =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이어폰·헤드폰 시장에서 가장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는 소니코리아(www.sony.co.kr)다. 소니코리아는 2012년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을 넣은 XBA 이어폰을 국내 처음 출시한 이후로 지난 1월에는 보급형 제품인 XBA-C10을 출시했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 개수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는 데다 가격대도 5만원 대에서 30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보급형 제품인 XBA-C10은 5만 9,000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가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이 4개 들어간 최상위 제품인 XBA-40IP 역시 재현성이 높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소니코리아 관계자 설명이다.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 정품등록 소비자를 대상으로 XBA 이어폰을 제공하며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 로지텍코리아 “보급형 제품 없다” = 반면 지난 11일 하이엔드 이어폰 ‘얼티밋이어900’(UE900)을 포함해 헤드폰 3종, 블루투스 스피커 2종을 출시한 로지텍코리아(www.logitech.co.kr)는 전문가나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이어폰에 초점을 맞췄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격이다. 제품발표회 당일에는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품이 한 발 앞서 출시된 미국·일본 등지의 가격대를 통해 추측이 가능하다. 얼티밋이어900의 일본 내 가격은 3만 8,000엔(한화 약 43만원), 미국 내 가격은 390달러(한화 약 44만원) 선이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해도 4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에 대해 로지텍 멀티미디어 제품마케팅 담당 유진 황 매니저는 “로지텍코리아가 내놓는 얼티밋이어 이어폰은 좀 더 특별한 사람, 하이엔드 제품이나 전문가급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보급형 제품은 출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닥터드레 시들한 이유 ‘가짜탓?’ = 한편 2010년부터 2012년 초까지 연예인이나 유명인사가 착용하고 등장해 ‘연예인 이어폰’ ‘국수가락 헤드폰’으로 인기를 모았던 닥터드레 제품의 인기는 한풀 꺾인 상태다. 중국에서 제조된 가짜 상품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신뢰도가 낮아진데다 선이 꼬이지 않는 가늘고 납작한 케이블이 다른 헤드폰에도 도입되면서 희소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에서 30%~45% 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면서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닥터드레 헤드폰이 내세우는 저음 강조 성향의 소리도 닥터드레 부진의 원인으로 보이다. 한 음향 전문가는 “닥터드레 이어폰·헤드폰은 저음이 강조된 성향을 보이는데 특정 장르 음악만 듣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장르 음악을 듣는다면 이런 저음 성향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싫증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