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산업이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전력산업은 아직 정부와 공기업 중심으로 발달됐다. 많은 노하우를 토대로 전력산업은 글로벌 수준의 역량까지 갖췄다. 하지만 전력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를 극복할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다. 특히 국내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전력회사에 버금가는 비교우위를 갖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 집중했던 전력업계가 해외시장에서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최선의 방법은 해외의 새로운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는 길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력업계의 해외사업을 선도하는 업체가 한국중부발전이다. 중부발전은 해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며 해외사업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발전사 해외사업 롤 모델
발전사 해외시장 진출이 가장 유리한 곳은 신흥국이다. 2030년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비OECD 국이 전체 전력 수요의 60%를 차지할 전망이다. 성장잠재력이 큰 신흥국 인프라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
중부발전은 신흥국 진출에 독보적 성과를 거둔 업체다. 중부발전이 집중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중부발전은 외환위기 직후 인도네시아가 개방한 최초의 민자발전사업 치레본발전소 입찰에 참여했다. 2006년 5월 세계 유수 경쟁업체를 제치고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무려 30년간 인도네시아에 전기를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성과다. 이를 토대로 또 다른 수주도 이어졌다. 2010년 6월 인도네시아 탄중자티 발전소 운영사업을 수주, 20년간 안정적 운영수익이 기대된다. 개발 중인 사업으로는 왐푸수력, 스망카 수력, 치레본 2호기 등이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치레본 발전사업을 비롯해 지금까지 약 20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특히 치레본 프로젝트는 중부발전에 매년 800억원에 해당하는 지분매출이 발생한다.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은 “치레본 사업은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며 “관련 산업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올해 해외 사업을 통한 매출액이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택과 집중전략
그동안 중부발전은 해외사업 1단계로 해외사업 기반구축과 신시장 창출에 우선해왔다. 2단계부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 위주로 방향전환을 모색 중이다.
공·사기업을 망라해 해외 사업개발을 위해 사전검토와 투자심의 등을 거쳐 실제 투자까지 연결되는 건은 소수다. 이 가운데 회사가 원하는 적정 수익창출까지 이어지는 사업 수는 더 적다.
중부발전은 기존 신사업 추진경험과 축적된 해외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수익성 기반의 우량 사업을 엄선해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운영 중인 인니 치레본, 탄중자티 유연탄 화력발전 사업이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해외사업 매출과 순익은 아직 초기단계”라며 “이 지역의 추가 발전소 완공·운영으로 매출액과 순익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대표사무소를 설립해 `본사-코미포글로벌-현지대표사무소-현지SPC` 체계를 구축했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10개사로 구성된 `해외동반진출협의회`의 해외전문무역상인 PT.SSH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설립 했다. 이를 통해 8만달러 수주를 달성했고 50만달러의 견적을 제출한 상태다. 올해는 1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다각화로 수익성 극대화
화력발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적극적이다. 최근 중부발전은 일본 서부 간사이지역에 68㎿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현지 전력회사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미국 태양광 프로젝트도 한창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네바다주 볼더시에 300㎿급 태양광발전소 우선사업대상자로 선정, 볼더시의회 최종승인을 받았다. 오는 2014년까지 재원조달을 마무리하고 2015년 상업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시암스틸 그레이팅 그룹과 8㎿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수력발전 분야에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주에 위치한 왐푸 수력발전소 건설·운영사업을 마무리짓고 준공 후 30년간 인도네시아 전력공사에 전력을 공급한다. 수마트라섬 람풍주 땅가무스군에 총설비용량 73.8㎿의 탕가무스 수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신재생 분야 사업을 통해 국내 발전사로는 처음으로 연간 23만톤의 탄소배출권(CER)을 확보하기도 했다.
에너지자원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중부발전은 2020년까지 연간 600만톤 유연탄 확보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추진체계를 보강했다. 이미 호주 물라벤 유연탄광 지분인수사업은 연간 62만5000톤의 유연탄을 확보, 안정적인 연료수급에 기여하고 있다.
중부발전 주요 해외사업 추진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