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커스/환경산업 전문인재 양성](하)환경 전문인력, 미래 한국을 이끄는 주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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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환경공학과 4학년 박민지씨는 요즘 들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취업난으로 청년실업률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일찌감치 전공을 살려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파일럿 설비 제작·설치 전문기업인 고등기술서비스에 정규직으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학생보다는 사원이라는 말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그린포커스/환경산업 전문인재 양성](하)환경 전문인력, 미래 한국을 이끄는 주역으로

지난해 열린 녹색환경산업 취업박람회. 예비 환경산업 역군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지난해 열린 녹색환경산업 취업박람회. 예비 환경산업 역군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그가 남들보다 일찍 사회의 문턱을 밟게 된 데에는 환경기술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역할이 컸다. 대학시절부터 환경부문 전공을 선택해 진로의 방향은 정했지만 조금은 막연했던 졸업 후의 비전이 환경기술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거치면서 뚜렷해졌다.

고용연계 과정과 특성화 대학 과정으로 폐자원에너지화, 토양 및 지하수, 환경컨설팅, 에코디자인 분야 다수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는 환경 전문인력 양성과정은 열정으로 환경산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앞으로의 미래를 비쳐주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기초, 실무 능력

본인이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모든 직장인의 꿈이다. 하지만 정작 많은 이들이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 지금도 많은 직장인이 본인의 직업과 적성에 대해 고민하고 취업준비생들은 도전하고자 하는 진로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

박민지 학생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경공학과 학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그의 목표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환경 분야에 종사하고 싶다는 막연함이 컸다. 인력양성과정을 통해서 실무를 접하기 전까지는 수처리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국내 환경산업에서 수처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학과 강의 역시 수처리 관련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자원에너지화·재활용과정에서 업계 실무자들을 만나고 직무 관련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폐기물 에너지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미래 전망성과 본인의 적성에 맞춰 폐기물 에너지화 전문기업 입사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환경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기조를 알 수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환경산업이 왜 중요하고 정부가 산업 육성을 위해 어떠한 로드맵을 짜고 있는 지를 배워가며 본인의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환경산업에 종사할 때 필요한 다양한 기초지식을 배웠지만 졸업 후 사회에 진출했을 때 종사할 업종이 국가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교육과정에서 강사로 만났던 업계 실무자들은 현장 업무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멘토였다. 업계의 전문용어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과 그에 따른 대처법을 배우면서 학과 과정에서 배운 기초이론의 활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S전자에서 제품 전주기 환경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최용신씨는 에코디자인 과정을 통해 현재 업무를 든든히 받쳐주는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 환경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았던 그였지만 지금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있어 꼭 필요한 인재로 성장했다. 최씨 역시 학과 과정에서는 수처리와 대기질 관련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아오다 제품 환경 분야를 우연하게 접했고 에코디자인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업무에 확신을 갖게 됐다.

입사 당시 에코디자인 수료에 따른 별도 가산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업무에 있어 어떠한 경험보다 가치 있게 활용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뜬 구름으로만 여겨지던 이론이 실체화가 됐고 현실과 기업에서 관련 이론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

◇뜨는 환경 전문가 이렇게 준비하면 OK

박씨와 최씨의 사례처럼 국내 산업계에서 환경 전문인력의 수요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러 산업분야에 다양한 환경직군이 존재하고 향후 나올 수 있는 잠재 직군까지 생각하면 환경 인력시장의 규모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폐자원에너지화 산업도 과거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직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녹색 뉴딜사업` 추진으로 올해까지 약 14만3000개, 2020년까지 약 33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고형연료 생산은 물론이고 폐기물의 가스화기술, 소각열회수 열분해 등 다양한 업무 분야가 있다. 시설을 건설하는데 3만6000여개, 시설을 운영하는데 4722개의 일자리 창출이 전망된다.

폐자원에너지화 산업은 플랜트와 같은 하드웨어 산업이기 때문에 현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경험자 위주로 채용이 많다. 이 분야에 종사하려면 실무경험을 가능한 많이 쌓고 환경, 기계, 화공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복합학문 기초를 갖추는 게 유리하다.

토양 및 지하수 분야는 토양오염 복원에 대한 규제가 매년 강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분야다. 환경부는 2008년부터 기존에 추진된 국가연구개발사업 노하우를 총망라한 토양·지하수 오염방지를 위한 장기 종합기술개발을 위해 10년 단위의 프로젝트인 토양·지하수 오염방지기술개발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도시 개발 및 확장에 따른 군부대 이전 시 환경오염 발생 등 국민의 재산과 생활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점차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 분야다. 최근에는 국내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의 해외진출이 많아지면서 전문인력의 시장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토양환경정책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국가별 토양환경에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선호한다.

친환경 제품 생산체계인 에코디자인은 ISO 14000 시리즈에 대한 국제표준의 큰 틀 내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기업의 환경경영과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미래 환경규제 시장을 대비하는 지속성장 경영의 시작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기전자제품은 에코디자인이 반영 안 된 제품은 수입이 금지되는 환경규제(EU ErP: Energy - related Product)가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품의 생산과 유통, 폐기까지의 전주기에 대한 환경성 분석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의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환경오염 여부를 전 과정에서 평가하는 환경성 분석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 기계, 화학공학, 소재 등의 지식을 바탕으로 환경지식을 융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환경컨설팅은 환경산업에서 가장 광범위한 직종 중 하나다. 종래에는 환경 설비를 위한 기초조사, 설계, 감리 및 시운전 등의 환경엔지니어링과 환경영향평가 사업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지금은 청정생산, 산업공생, 기후변화협약 대응 컨설팅을 포함해 국제환경무역규제에 대비한 정책방향 설정 및 기업 대응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무역과 연계한 환경규제, 한-미 FTA 등 양자·다자간 환경서비스 협상 등에 따라 환경서비스 시장개방 압력도 함께 커지고 있어 환경컨설팅 분야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부지를 감사하고 유해폐기물의 저장, 처리, 감사의 과정에 있어 법률적인 검토를 하거나 기업의 평판과 직결되는 기업윤리, 인권, 책임 등 위해성을 평가하는 등 토탈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광범위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환경 법률적인 지식 이외에도 기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한 이해와 풍부한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최씨는 “환경산업에 대한 스펙트럼은 매우 넓지만 현재 인력양성은 몇 몇 산업에 국한되고 있다”며 “보다 다양한 환경 분야에서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전문인력 양성과정처럼 예비 환경전문가들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교육이 학과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박스/기고/ 박광석 환경부 자원순환국장]환경과 경제 융합의 `통섭형 인재` 발굴해야

아이폰, 갤럭시와 같은 스마트폰 시대를 지나 올해부터는 `구글 글래스`처럼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본격적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과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같은 개별 기술들이 융합되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창조하고 있다.

우리는 융합을 통해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창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융합은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 에너지, 환경위기의 이른바 삼중위기(triple crunch)를 극복하는 핵심 수단이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그린 오션이자 에너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산업이 산업간 융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환경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한다.

환경부는 그 일환으로 미래 우리의 환경산업을 이끌어갈 주역들을 양성하고 있다. 특성화대학원과 고용연계 과정 등을 통해 배출된 환경 전문인재들은 에코디자인,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폐자원에너지화 등의 산업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쓰레기로부터 열과 전기를 생산해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는 폐자원에너지화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환경 전문인재들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기반으로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창조경제는 융합을 필요로 한다. 융합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환경에 대한 지식을 함께 갖춘 인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함은 물론이고 새로운 환경시장 개척에도 꼭 필요하다. 앞으로의 산업 경쟁력은 생산과정 전반에 있어 누가 더 오염을 적게 배출하고, 배출된 오염물질까지도 수익으로 전환하는 녹색선순환 체계를 확립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지금 존재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융합 환경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2012년도 환경기술 전문인력 양성 현황

자료: 환경산업기술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