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이경쟁력이다]9월 출시 앞둔 전기차 타보니

제주에서의 전기차 운전은 2030년까지 섬 전체를 친환경차로 바꾼다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이해하는데 충분했다.

올해 약 700대의 전기차가 운행될 제주의 충전인프라와 차량 이용 환경을 체험하기 위해 제주렌터카를 찾아 르노삼성의 전기차(모델명:SM3 ZE)를 렌트했다. 이곳에서 전기차를 빌리면 환경부가 보급한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증 카드를 받는다.

오는 9월 출시될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오는 9월 출시될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제주렌터카(제주시 용담동)를 출발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종합홍보관(제주시 구좌읍)을 경유한 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제주시 아라동)를 돌아봤다. 운행거리는 약 80㎞로 3곳 모두 충전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시동을 켜자 진동이나 그 어떤 소음도 없이 계기판에 `레디(READY)`라는 녹색등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시동이 켜졌음을 알 수 있다. 계기판에는 현재 배터리의 충전상태에 따라 남은 주행거리와 배터리 충전량 정보가 표시됐다. 시동을 켰을 때 주행 가능한 거리는 129km.

시프트레버를 주행(D) 모드도 전환해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전기차는 변속기가 아니라 감속기로 속도를 제어하기 때문에 변속충격이 없어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 폐달을 밟았을 땐 엔진소음이 전혀 없어서 놀이공원의 범퍼카를 탄 느낌이었다. 전기적 특성상 모터가 작동하지 않고 바로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스포츠카 못지않은 가속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이 차량의 최대토크는 27.6kg·m다. 교통 신호 대기 후 녹색불이 켜졌을 때 폐달을 밞으면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가는 묘미와 매연을 뿜지 않은 친환경차라는 자부심까지 운전의 맛을 더했다.

30㎞를 달려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각자 다른 모양의 4개의 충전기가 설치된 충전소였다. 차를 세우고 충전을 시도했지만 4개 충전기 모두 사용자 인증이 되지 않았다. 홍보관 충전기는 한국전력 등 실증단지 사업자 별 전용 충전기이기 때문에 환경부의 사용자 카드로는 사용 인증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제주에 구축된 충전기의 사용자 인증이 사업별도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위치를 알지 못하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전기차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

홍보관을 둘러 본 후 약 20㎞를 달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도착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섰을 때 또 다른 충전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사용자 인증부터 충전기 케이블 연결까지 쉽게 할 수 있었다. 이날 주행거리는 약 80㎞. 최초 차량 계기판에는 충전량에 따른 운행 가능한 거리가 129㎞였지만 실제 남은양은 30㎞에 불과했다. 계산대로라면 50㎞이상 남아야하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운행 가능 거리와는 20%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사용자가 충전 때문에 불안함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오차 범위다.

제주도는 상반기 내에 320여기의 충전인프라 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구축한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용 전기차 충전기의 운영 상태를 파악해 모든 충전기의 사용자 인증을 일치시키고 표준이 맞지 않은 충전기는 보수 및 교체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1개의 카드로 300기의 충전기를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10월 출시하는 전기차의 충전성능 향상과 정확한 운행거리를 표기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