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산 저가 휴대폰 액세서리의 역습

휴대폰 액세서리 업계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최고 기대주인 삼성전자 `갤럭시S4` 국내 출시일이 다가오면서 중국산 저가제품과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액세서리 업계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1~2개월 동안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사용자가 대부분 스마트폰과 함께 구매하는 보호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은 초기 두 달간의 판매량이 전체 매출을 좌우할 정도다. 업계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스마트폰 출시일 전후에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하지만 근래 중국산 저가제품이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생산라인이 위치한 현지에서 직접 도면을 입수해 제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출시 시기가 빠를뿐더러 가격도 국내산 제품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소비자는 대부분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액정보호필름이나 보호 케이스는 공짜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싼 돈 내고 스마트폰 샀는데 그 정도는 당연하다는 거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품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국내 휴대폰 액세서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액세서리는 덤`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양분 삼아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대폰 매장에서 스마트폰 구매 고객에게 기본으로 제공하는 액정보호필름, 보호케이스 등도 대부분 중국산이다. 국내산 액세서리보다 원가가 낮아 무상으로 제공해도 매장의 비용 부담이 적은 탓이다.

문제는 중국산 제품의 낮은 품질 탓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산 액정보호필름이 화면에 눌어붙어 떨어지지 않거나 보호 케이스의 색상이 스마트폰 본체에 붙어 나는 사례가 보고됐다. 지저분한 마감 처리 탓에 보호 케이스 모서리에 손가락을 베이는 사용자도 발생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은 애프터서비스, 제품 교환, 피해 보상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업체가 불분명해 사용자가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의 낮은 품질 탓에 고가의 스마트폰을 망치거나 심지어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애지중지하는 최신 스마트폰에 걸맞은 옷을 입혀 줄 때다.

전자산업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