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에 해외 업체와 거래하는 부품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안전 상황을 묻는 전화부터 예정된 바이어의 방문 일정 취소까지 판매 활동에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사태 이후 국내 생산 차질을 우려한 해외 고객의 전화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이 연이어 해외 주요 언론에 뉴스로 소개되면서 전쟁 발발 등 최악의 상황까지 걱정하는 고객도 있다.
A사의 경우 최근 방문하기로 했던 바이어 일정이 취소됐다. 고객이 국내 정세가 불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당장 한국 분위기가 좋지 않아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일정을 잠시 미루겠다고 설명했지만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악화된 남북 관계가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지 걱정이다. 개성공단 출입 통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1차 피해 업체에 이어 관련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17일 입주기업 대표단 방북이 무산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단 조업 중단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며 상주 직원과 공장 설비 처리 문제 등으로 입주 업체 시름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책 마련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개성공단 문제 해결 및 국가 이미지 방어에 나서야한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 국내 상황을 정확히 알리면 해외 영업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생각하는 북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어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가 이런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