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기술연구소 시스템 통합 및 글로벌 인포테인먼트 설계 담당. 다소 긴 이름의 부서 안에 인포테인먼트 설계 2팀이 자리한다. 직원 3000여명인 기술연구소에서 15명 정도로 크지 않은 팀이지만 하는 일은 작지 않다. 라디오와 내비게이션, 오디오 시스템, 텔레매틱스, 안테나 설계를 이곳에서 담당한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으로 판매되는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 등 GM 소형 차량에 장착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가 이곳에서 설계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GM 내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마이링크는 스마트폰 화면을 유선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차량에 설치된 화면에 고스란히 띄워주는 시스템이다. GM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한다. 현재 내비게이션 앱 `브링고` 등 서너가지를 이용할 수 있다. 앱을 늘린다면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마이링크를 한국지엠에서 개발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GM의 `글로벌 협업` 시스템 하에서 마이링크 프로젝트 센터가 한국지엠에 설치된 게 2010년 초다. 인포테인먼트 설계 2팀을 비롯한 한국지엠 연구진이 마이링크 시스템을 GM 본사에 먼저 제안했다. 본사에선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며 주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차량 연동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본 연구진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결국 마이링크 프로젝트 승인이 떨어졌고 이를 개발할 최적의 연구소로 한국이 선택됐다. 이 연구에 필요한 전세계 GM 연구원들이 수시로 한국에 모였다.
박진철 인포테인먼트 설계 2팀장은 “마이링크는 쉐보레 소형차에 탑재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데 GM 소형차 개발센터가 한국에 있어 관련 프로젝트 센터도 한국에 설치된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 강국이라는 이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마이링크가 GM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이용 연령층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마이링크를 소형차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향후 스마트폰 사용 연령대가 높아지면 마이링크 적용 차종도 중대형차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 팀장은 “스마트폰과 차량 연동 분야에서 GM이 앞서나갈 수 있도록 연구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고객 입장에서 더 편하고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링크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