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커버스토리]온실가스 배출 저감, IT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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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 저감은 인류 공통의 과제가 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정부 때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예측치(BAU)보다 30%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제도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이하 목표관리제)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이하 배출권거래제)다. 두 제도의 운영은 IT를 기반으로 한다. 에너지 사용,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정확히 측정·분석하고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는 데 IT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 구성도.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 구성도.

◇목표관리제, IT가 이끈다

목표관리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거나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사업장이나 업체를 `관리업체`로 지정해 감축·절약 목표를 설정, 이행 여부를 관리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됐다. 정부는 시행 첫 해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나서야 하는 관리업체로 총 490개를 지정했다.

목표관리제 운영의 중심에 있는 기관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이하 센터)다. 센터는 환경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지난 2010년 출범했다. 온실가스 관련 통계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 수집·관리를 위해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목표관리제 대상 기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소비량 등에 대한 자료를 이 시스템을 통해 정부에 보고한다. 산업 분야에 따라 분류된 각 정부 부처는 관장기관으로서 자료를 열람하고 관리할 수 있다. 관리업체가 시스템을 통해 제출한 이행계획·실적·명세서 등을 관장기관이 열람하고,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개선 사항을 통보하는 형태다.

시스템은 이 밖에 대국민 정보 제공, 국가 통계 관리, 감축목표 설정 등을 지원한다. 국민들은 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실가스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센터는 취합·검증된 부문별 배출량과 배출계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 국가 통계를 관리한다. 이 자료는 감축 목표 설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센터는 `원스톱` 통합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한편 정부 부처 간 중복 투자를 예방했다. 관장기관 역할을 하는 부처는 관련 전산 행정, 분석 업무를 모두 이 시스템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 없어 관련 예산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제도 적용 대상이 늘어나고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스템에 동시 접속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성능 저하가 예상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센터는 지난해부터 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고 성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산 서버 이중화를 단계별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중화가 완료되면 사용자가 많아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자료 보안성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센터는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능 고도화 작업도 병행 추진 중이다.

시스템은 2015년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 운영에 있어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배출권거래제는 목표관리제보다 능동적인 제도다. 목표관리제 시행 시 관리업체는 목표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줄여도 특별한 혜택이 없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는 추가 감축분을 판매할 수 있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거래제 관리업체들이 배출권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관련 계정을 등록하고, 거래 요청에 따라 배출권을 이동시키는 등 다양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 역시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시스템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센터는 배출권을 종합 관리하기 위해 배출권 등록부 구축과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출권은 기업의 재산권과 직접 연관되는 만큼 배출권 정보 보안 강화에 중점을 두고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업체 IT 기술이 `일등공신`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이고 관리업체의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은 결국 기업의 몫이기 때문이다.

관리업체들은 대부분 전문 솔루션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측정 장비와 관리·분석 SW를 통해 기업의 에너지 소비 현황을 진단하고 최적의 방법을 제시한다.

에코시안은 1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목표관리제 대응 시스템 `ES-MRV`를 개발했다. 관리업체는 ES-MRV를 도입해 온실가스·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도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목표관리제에 대응할 수 있다.

ES-MRV에 측정·검증·보고 기능, 탄소배출권거래관리 기능 등을 추가 연계하면 지속관리시스템(SMS)과 탄소발자국관리(FPM)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에코시안은 ES-MRV를 기반으로 건물 분야에 특화된 ES-MRV〃와 물류 전문 시스템 ES-MRV〃, 감축 잠재량 평가 솔루션 ES-RTM도 출시했다.

또 다른 전문 업체 에코센스는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EMS) 보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기존 제품과 달리 계측기를 무단선·무정전 상태에서 설치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기업은 물론이고 학교, 가정 등에 설치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에코센스는 회사가 위치한 서울 구로동 코오롱싸이언스밸리 건물에 직접 EMS를 구축해 에너지 사용 실태를 분석했다.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형광등 수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공용 부문 에너지 사용을 20% 줄였다.

권동명 에코센스 대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고효율 기기 도입부터 고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세부적인 사용 실태를 분석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 업체의 에너지 소비 분석 SW 기술은 외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데이터베이스(DB)”라며 “외국만큼 아직 사례를 많이 축적하지 못해 아직 미흡한 DB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