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전자부품 산업인 커넥터 업계가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매년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초정밀 커넥터 기술에서 취약해 스마트폰 시장 수혜가 몰렉스·히로세·엘코 등 해외 기업에 쏠린 탓이다. 카메라모듈·터치스크린패널(TSP)·인쇄회로기판(PCB)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용 소재·부품이 국산화된 것과 대조적이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넥터 대표 업체 연호전자·우주일렉트로닉스·씨엔플러스 등 3사의 매출 총액은 전년보다 7.8% 감소했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13% 이상 하락했다.
우주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실패해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 1위 커넥터 기업인 연호전자는 스마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존심을 완전히 구겼다. 한때 3000억원을 훌쩍 넘었던 연 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 초반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연호전자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이 장점인 기업이다. 설비 감가상각이 거의 마무리됐고, 금형 등 자동화 공정 기술도 뛰어나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강점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술 수준이 낮아 스마트폰용 초정밀 커넥터를 단 하나도 상용화하지 못했다. 연구개발(R&D)을 등한시한 게 발목을 잡았다. 최근 R&D 투자를 늘리고 스마트폰용 커넥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회사 체질을 바꾸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주일렉트로닉스는 국내 커넥터 업체 중 드물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품질 문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후발 업체로 갤럭시S3에 커넥터를 공급하면서 고객사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최근에는 갤럭시S4 초도 커넥터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그러나 최근 엔화 약세를 기회로 JAE·엘코·히로세 등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우려된다.
씨엔플러스도 주력인 PDP TV·광저장장치(ODD) 시장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창업 이래 매년 30%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 신장에 그쳤다. 주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 체질 변화는 서두르고 있다. 최근 유명 LCD TV 제조사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했고, 스마트폰용 커넥터 개발에도 성공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커넥터는 피치 간격이 좁고 높은 균일도가 요구돼 해외 기업들이 우리 안방마저 선점하고 있다”며 “대·중소 협력을 기반으로 정부가 측면 지원한다면 빠른 시일내 초정밀 커넥터를 국산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커넥터 3사 매출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스템, 업계 전망치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