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전기자동차 카셰어링 사업이 시작 전부터 논란이다. 총 184대의 차량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사업이지만 사업자별로 제각각인 사용자 인증 탓에 충전 등의 이용이 제한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서비스 예정인 서울시의 도심 `전기차 공동이용(셰어링)` 사업에 참여하는 LG CNS·KT·코레일·한카(Hancar) 4개 업체 모두 사용자 인증체계를 통합하지 않고 개별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를 빌려도 대여한 서비스 업체의 충전기가 아니면 다른 충전기는 이용할 수 없다. 사업자별로 이용요금 등의 서비스 체계가 달라 통합이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서울시는 에너지정책 `원전 하나 줄이기` 일환으로 전기차 공동이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교통 분야 에너지 소비감축과 교통량 감축, 도심 대기질 개선, 친환경 자동차 기술 견인 등을 목적으로 민간기업과 협력했다. 친환경 교통 IT시스템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곳이나 시간에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도록 전기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2014년까지 1만대의 전기차를 도입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 전기차 이용에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인프라의 사용을 업체별로 제한시켜 이용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이 배터리 성능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라며 “전기차와 충전기 규격 통일이 완벽해도 산업화가 쉽지 않는 상황에 이미 설치된 충전기조차도 활용을 제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업자별 완속충전기 이외에 시내 구축된 28기의 급속충전기를 활용해 서비스를 진행한 후 향후 불편함이 제기되면 개선 조치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4개 컨소시엄별로 각자 시설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충전 등 서비스 체계가 다를 수밖에 없고 사용자인증 통합은 시장 자율경쟁에 맡길 것”이라며 “다음 달 초 서비스 개시 후 불편함이 접수되는 대로 개선할 것이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지만 현재로선 (서비스 체계를) 통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전기차 공동이용 사업에는 LG CNS가 120대, 코레일 33대, 한카 20대, KT 11대가 투입된다. 시간당 이용 요금도 LG CNS는 6300원으로 정했고 이외 사업자들은 6000원 전후에서 각각 책정할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