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 경험이 부족하고 업체 규모가 작아도 완벽한 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국전기산업연구원은 50개 공종에서 전기설비 시공표준(KEIS) 개발을 끝내고 24일 공개했다.

KEIS는 시공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손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전기공사현장은 설계도면과 다른 경우가 잦아 현장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소규모 업체는 규모가 큰 공사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김효진 전기공사협회 처장은 “그동안 건물 내 전기공사의 경우 설계표준은 있었지만 시공을 어떻게 하라는 시공표준은 없어 공사에 애로가 있었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송전탑이나 배전선로 등 외선부문과 달리 내선부문은 전문 교육기관도 전기공사협회가 운영하는 교육원 한곳에 불과해 현장 경험에 의존해왔다. 이러다보니 시공 때 안전사고 위험이 크고 공사 후에도 배선 문제 등으로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끊어지는 등 화재 사고 위험이 상존했다.
이에 협회와 연구원은 협력업체인 학산전력, 동신전기가 제안하는 방식을 현장에서 검증하는 방식으로 표준을 체계화했다. 전기공사에 비중이 가장 큰 산업시설물, 건축물 및 구조물의 전기설비(내선) 공사가 대상이다.
KEIS는 현장 엔지니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사진과 도식도 첨부했다. 미국의 전기공사 시공표준(NEIS)을 벤치마크 했으나 오히려 현장 중심적이고 가짓수도 더 많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시공품질 개선은 물론 안전사고 및 전기화재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다.
협회는 현장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우선 단체표준으로 제정·운영하기로 했다. 앞으로 대상 공종을 늘리는 한편 단계별로 법제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공표준을 고안한 학산전력 최돈학 사장은 “30년이 넘는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시공방법을 고안했다”며 “소규모 전기공사 업체나 경험이 부족한 현장인력들도 시공표준만 참조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