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에 쏟아진 집중공격, 이유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특허전문기업으로부터 집중 공격받고 있는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이어지는 미국 리콜 사태와 특허소송전은 급성장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를 극복하고 제2 성장발판 마련을 위해서는 위기관리 능력 확보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성장통 겪는 현대기아차…위기관리 능력 절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26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이 8.7%에 달했다. 2002년 61만대와 비교해 10년 만에 꼭 두 배 성장했다. 특히 2010년 89만대에서 2011년 113만대로 1년 만에 24만대나 판매량이 급증하며 견제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달 초 190만대에 이르는 사상 최대 리콜 사태를 겪은 것은 이러한 견제의 시작으로 해석된다. 설상가상으로 현대기아차는 `특허소송`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당한 소송의 절반 가까이를 2011년 이후 2년 만에 당했다. 현대기아차 연간 미국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특허소송을 건 것이다.

더욱이 소송에 관계된 특허의 70% 가까이가 전장 관련 특허였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금액비중이 현재 30%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소송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불어난 몸집에 맞는 위기관리 능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자, 자동차 넘어 타 산업으로 특허전 확대 전망

지금까지 특허전쟁은 삼성·애플 스마트폰 특허분쟁 사례에서 보듯 전자·정보통신기술(ICT)에 집중됐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에도 전자·ICT 융·복합이 강조되면서 관련 특허 분쟁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지금까지 전자·ICT 분야 특허 확보에 몰두했던 NPE가 융·복합을 추진하는 다른 산업 분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특허전쟁이 전 방위로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산업군에서 특허 침해 공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특허지원센터장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자·ICT 기술이 포함된 산업에서도 특허 중요성을 인지하고 분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소프트웨어·센서·반도체 기술을 활용하는 기계설비·항공우주·조선·섬유 등 대부분 분야로 특허 분쟁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권동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