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바커그룹은 1000만유로(약 145억원)를 투자해 울산 비닐 아세테이트 에틸렌 코폴리머(VAE)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5만톤에서 9만톤으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실리콘전기전자기술연구소(COEE)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2010년에는 충북 진천에 실리콘 실란트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바커는 공격적으로 한국에 투자했다.
토비아스 올러 바커그룹 아시아지역총괄 회장은 “지난 수년간 한국 시장에서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꾸준히 달성했다”며 “현지 투자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성장 가능성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월 VAE 증설 라인 준공식 참석차 울산 공장을 찾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4만톤 증설 라인 셋업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바커코리아 울산 공장 프로젝트팀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울산 공장은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거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올러 회장은 바커그룹의 떠오르는 별이다. 올 초 만 42세의 젊은 나이에 바커그룹 이사회 임원으로 취임했다. 바커그룹은 총 4명의 회장이 지역과 사업을 나눠 맡아 경영하는 구조다. 올러 회장은 경력만큼이나 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인도 지역 사업을 맡았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그는 “바커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투자 기준은 고객 수요”라며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독일보다 미국과 한국 등 해외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는 주로 소재 가공 분야에 많은 투자가 있었고 앞으로는 제품 응용 기술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는 COEE를 통해 글로벌업체들과 더욱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러 회장은 앞으로 미래 성장을 주도할 키워드로 에너지와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꼽았다. 이와 관련된 바커의 제품군으로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이 대표적이다.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폴리머 바인더, 폴리머 디스퍼전·파우더, 그리고 실리콘 제품도 여기에 해당된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위해서는 실트로닉이라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바커의 핵심 기업가치”라며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절감, 건축, 반도체 등 우리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산업군 전반에 걸쳐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독일)=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