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글로벌 사용자 인증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도입했다. 국산 SW가 품질·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극복하고 값비싼 외산을 제낀 사례여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 사용자의 신속한 인증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 알티베이스의 DBMS를 도입했다. 종전 오라클의 인증정보 저장 시스템 `코히어런스`를 알티베이스의 SW로 대체한 것이다. 삼성은 최근 미국·아시아 지역을 포함하는 미주센터에 알티베이스 제품 구축을 완료했다. 하반기 유럽과 중국센터에도 알티베이스 제품을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코히어런스를 알티베이스 제품으로 대체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라클의 DBMS는 계속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알티베이스 제품 도입을 결정했으며, 향후에도 적합한 제품이 있다면 국산 SW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 SW와 콘텐츠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삼성서비스플랫폼(SSP)` 개발 일환이다. 알티베이스 솔루션 구축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스마트TV 사용자들은 앞으로 국가·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인증 절차를 밟아 삼성 앱스 등에 접속,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업계는 이번 사업 규모가 총 5억~15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SW사업 매출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 적용된 SW는 알티베이스의 `ALTIBASE HDB`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메모리 기반 DBMS와 디스크 기반 제품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SW다. 하이브리드 DBMS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ALTIBASE HDB`를 적용한 것은 종전 제품으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광대역 실시간 데이터 동기화와 24시간 무정지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서버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국산 SW 적용 확대로 동반성장과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핵심 사업에 외산 대신 국산 SW가 적용되는 만큼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국산 SW 품질이 외산에 밀린다는 편견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이와 관련,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