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오늘 이 시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대답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다. 일주일 커녕 이틀 지나면 기억은 가물가물해진다. 특히, 외근이 잦은 샐러리맨들은 더할 것이다. 목적지는 매일 다르니까, 어디를 다녀왔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라이프 로그를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까?
라이프 로그를 기록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는 아쉽지만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용 앱 `Moves(무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가속도 센서와 GPS를 기준으로 사용자 위치를 확인하고 하루 동안의 라이프 로그를 기록해준다. 이 앱이 좋은 것은 이동 방식을 자동으로 알아 차린다는 것. 걷다가 뛰어도 되고 기차 또는 자동차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자전거로 이동하던 스스로 속도를 알아서 체크하고 기록한다. 게다가 보행 시간과 거리까지 표시해준다.
이동 위치만 기록하는 건 아니다. 일정 시간 한 장소나 지역에 머물때는 `방문 장소`로 등록할 수 있고, 그래서 이동과 숙박 쌍방 기록이 가능한 하루의 라이프 로그 정리가 가능하다. 오늘 내가 어디를 어떻게 다녀왔는지 기록으로 남기기에 딱 맞는 앱이다.
단위로 기록되는 라이프 로그 Moves를 좀 더 살펴보면 시작은 매우 심플하다. 아이폰에 설치하기만 하면 땡이다. 그러나 Moves는 GPS를 이용하므로 자신의 아이폰의 `설정->개인 정보 보호->위치 서비스` 항목을 설정해줘야 한다. 어떤 라이프 기록을 남길 것인지는 실제 기록 내용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Moves는 그 날 오전 0시부터 23시 59분까지 위치와 이동 경로를 이어지는 형태로 기록한다. 저장된 각 항목을 탭하면 오래 머물렸던 장소와 이동 방향을 표시한다. 어디에 있었는지 어디를 걸었는지 알 수 있다.
주거주지를 집(Home)과 회사(Work) 등의 아이콘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위치기반 SNS `포스퀘어`에 등록된 시설 정보를 가져와 위치 이름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보통 지명으로 표시되는데 들린 곳이나 카페 이름을 등록하면 어디에 있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라이프 기록 정리는 에버노트에서 Moves에서 기록한 하루의 라이프 기록은 아이폰에만 두는 건 웬지 아깝다. 정리된 라이프 로그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관리하자. 사실 이게 Moves의 가장 큰 취약점인데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내보낼 수 있지만 이름난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는 아직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바로 에버노트(Evernote)를 이용하는 것. 직접 연계 기능은 없지만 Moves 로그를 이메일로 보내기 기능이 제공된다. 공유 버튼을 누르면 전송 내용을 `Summary Bubble`와 `Summary and Storyline`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Summary Bubble은 보행이나 주행 거리를 나타내는 둥근 모양 아이콘이니 라이프 로그 기록엔 Summary and Storyline이 알맞다.
주의할 점은 첨부 이미지 용량이다. 라이프 기록 내용이 많으면 이미지 용량도 늘어난다. 보통 2MB 전후인데 에버노트 한 달 무료 사용 공간이 60MB이므로 크기를 줄여 보내는 것도 고려해야겠다.
배터리 문제 해결하는 비책? 라이프 로그를 기록하자면 아무래도 배터리가 신경 쓰인다. 며칠 사용해보았지만 하루는 큰 문제 없는 수준이다. 아침 출근 길 100퍼센트 충전한 아이폰4S는 퇴근길까지 버틴다. 물론 메일이나 카톡, 인터넷 서핑, SNS,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Moves는 배터리 갉아먹는 귀신이나 나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비책`을 권하고 싶다. 아이폰3GS, 아이폰4 등 구형 아이폰을 활용하는 것. 심카드 없는 아이폰은 음악 플레이어나 게임 용도로 사용할텐데 여기에 Moves를 설치하고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통신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니 배터리 소모는 적다. Moves 사용에 이만한 솔루션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