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정유업계가 1분기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살아나고 있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분기에 전년 동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의 부진을 제외하면 정유, 석유화학, 자원개발 등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액 18조1082억원, 영업이익 69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380억원 영업이익보다 5% 가량 줄었으나 윤활유에서만 약 9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부문의 실적은 전년보다 늘어났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전 분기 보다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해 개선의 폭이 다소 적을 전망이다. 정기보수 관계로 매출이 일부 줄었고 영업이익에서 윤활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1분기 윤활유사업 부진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지난해 1분기 각각 3709억원, 3822억원 영업이익보다 약 20% 줄어든 3000억원 초반 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윤활유와 같은 마이너스 요인 없이 정유사업에 특화된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 중 가장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51억원을 넘어 정유4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이달 3일 준공한 제2 BTX 설비에서 수익이 창출되는 2분기에는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정유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된 원인은 국제유가 상승과 동남아 국가들의 경기 호조 등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로 분석됐다. 1분기 정제마진은 최고 배럴당 20달러를 상회하는 등 평균 1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8.3달러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2분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계절적 성수기인 겨울이 끝난 3월 들어 정제마진이 급락해 4월 네쨋주 배럴당 4.3달러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향상과 석유제품 수출 증가가 1분기 실적 향상을 주도했다”며 “하절기 전력, 수송용 수요 증가가 예상돼 정제마진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지만 최근 반등한 국제유가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2분기 실적은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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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