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이사회 의장에게 산업 역동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게이츠 의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젊은 인재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가 정신이 화두다. 기업가 정신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형태적, 성격적 특성을 말한다.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부터 가치 있는 어떤 것을 이뤄내는 인간적이고 창조적인 행동`이라는 정의다.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해 성공하는데 필요한 성격적, 행동적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 도전성과 모험성, 몰입과 열정, 기회포착 능력, 창의성과 독립성, 경쟁과 성취욕구 등이 특징이다.
대학생에게 필요한 기업가 정신은 다양한 학문적 배경이 기초다. 대학에서 이종학문 결합과 융합은 대학생에게 새로운 학문의 기회이자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의 기회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생의 기업가 정신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 성장에 있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자원도, 자금도, 인구도, 군사도 아닌 바로 기업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이 과거보다 현격히 쇠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 벤처거품 후 위험과 불확실을 회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이 크게 악화된 것.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청년층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대두될 정도였다.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는 그 시기에 태동했다. 센터는 지난 2009년 7월,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출범했다. 당시 한양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대학의 우수한 산학협력 인프라 연계를 통한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한 목표 중 하나였다. 센터가 추구하는 목표는 학생들에게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소양, 태도 및 역량을 체계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준비된 기술 창업인`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현장 중심의 실전 교육 훈련을 통해 창업 성공률을 제고하고, 우수한 예비 창업자를 발굴해 동문 인프라 연계를 통한 체계적인 육성에 나서겠다는 것. 또 학생들에게 창업 마인드를 고취시켜 산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센터는 지난 3년간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 기술사업화 경진대회를 열어 한양대 내 학생 창업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사업모델을 발굴, 지원했다. 현업 CEO들과 기업가캠프를 주최하고 학생들에겐 투자설명회(IR) 시간을 제공해 자금 유치 또는 기업홍보 기회도 제공했다. 기업 인턴십의 경우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글로벌기업가센터에서 개설한 해당학기 교과목을 수강 중인 대학생이 기업 현장에서 인턴을 하며 학점을 이수하는 형태다. 특히 올해 기업가정신 교과목이 공과대학생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된만큼, 학기 중 사업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체험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학생들은 매년 시행 중인 교내 창업 경진대회와 기업가캠프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하는 만큼 심층적인 교육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센터가 가진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네트워킹이다. 한양대 동문 선배 기업인과 교수, 예비 창업자가 공동참여하는 기업가 포럼은 분기별로 한 번 개최된다. 경영현장의 공통 이슈에 대한 강연과 토론, 멘토링이 이어진다. 또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1대1 밀착 교육으로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올해 센터는 엔젤펀드 등을 통한 직접 예비창업자 사업화 지원을 본격화한다. 지난 2011년 한양대 동문 벤처기업인이 엔젤투자를 위해 설립한 `한양엔젤클럽`은 한국엔젤투자협회에 공식등록 된 대학기반의 엔젤투자클럽 2호다. 지난해 2건(엔젤펀드 1억5000만원, 정부매칭 1억3000만원), 올해 4월 기준 6건(엔젤펀드 8억원, 정부매칭 4억6000만원)을 진행하면서 크게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 올해 100억원 규모의 한양청년창업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향후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는 전국 대학(원)생 기술사업화 경진대회, 졸업동문 스타트업 아카데미, 교내 글로벌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을 주최하며 기업가 정신 확산에 힘쓸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일반인 창업아카데미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어 창업을 준비 중인 지역주민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전창업교육, 성공CEO 등의 멘토링을 통해 지역 기반 창업자 육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