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는 현지 문화와 밀접해서 선호하는 조건이 나라마다 달라요. 해외에 나가면 남자화장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궁금하더라고요.”
`비데 만드는 여자`로 유명한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외 수출을 많이 하는 전자비데 `유스파`를 만들고 있다. 남자화장실이 궁금하다고 밝힐 정도로 비데에 관한 권 대표의 열정은 특별하다. 그는 직접 비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유스파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흑자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권 대표는 건자재, 위생도기 업체인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의 장녀이자 디자인실장으로 적자회사였던 삼홍테크를 인수해 매년 30%가 넘는 고성장을 일궜다. 올해 목표도 40% 성장한 260억원이다. 특히 그는 회사 매출의 60%를 벌어들이는 해외시장에 공을 들였다.
삼홍테크의 유스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다. 유럽 전체를 놓고 봐도 2위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유럽은 전자식 비데가 점차 도입되는 시장으로 유료화장실이나 대형병원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욕실전문용품 유통회사 유케어에 따르면 전자식 비데는 연간 5만~6만대가 판매된다. 권 대표는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일년여의 준비 끝에 이탈리아 공급파트너와 함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판매법인을 밀라노에 설립했어요. 현재 디자인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스파의 경쟁브랜드는 세계적으로도 일본 토토(TOTO)뿐이라고 자신합니다.”
유럽의 물은 석회질이 다량 포함됐고, 나라마다 법규도 달라 까다롭다. 유스파는 국내 비데 브랜드 중에 유일하게 `에어갭` 구조로 네덜란드 수질연구소의 `키와` 인증을 받았다. 이는 비데 내 고인 물이 상수도로 흘러내려가는 것을 방지해주는 기술로 유럽 진출에는 필수적이다.
권 대표는 유럽 교두보 마련과 함께 디자인 혁신 제품으로 수출이 한층 늘어날 것을 기대했다. 삼홍테크는 최근 디자인 연구개발 끝에 현지 맞춤형 제품을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유 타입(U-type) 시트`의 출시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은 화장실에서조차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유 타입 시트는 사용감은 낮지만 도기와의 어울림으로 선호가 높고, 실제로 수출 계약 반응도 가장 좋습니다.”
권 대표는 “국내에서는 렌털 제품에 비해 지명도가 낮지만 유통망 재정비와 서비스 강화로 국내 매출도 강화할 것”이라며 “유스파가 가진 기능이나 디자인 경쟁력은 세계적으로도 열 손가락에 꼽는 만큼 해외 진출을 꾸준히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