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이 세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시장 판도를 바꿨다.
세일즈포스닷컴이 SAP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전통적 사내구축형 CRM 시장이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0일 가트너는 `2012년 세계 CRM 시장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일즈포스닷컴 매출이 CRM 시장 최강자 SAP를 넘어섰다. 세일즈포스닷컴 점유율이 14%, SAP가 12.9%다. 2011년에는 SAP가 19.3%, 세일즈포스닷컴이 16.7%였다.
1999년 설립된 세일즈포스닷컴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차례로 제친 후 2011년 시벨을 인수한 오라클까지 뛰어넘어 업계 2위로 도약했다. SAP마저 누르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핫`한 회사로 떠올랐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성공 비결은 신속성과 단순함, 편리함에 있다. 간단한 고객화(커스터마이징)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평균 3개월이면 CRM 시스템 사용이 가능하다. CRM 시스템 도입은 보통 1년 이상 걸린다.
언제 어디서나 웹에 접속만 하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접근성도 장점이다. 정보보안과 시스템 안정성, 업무 인수인계 편리성은 여러 기업체를 세일즈포스닷컴 팬으로 만들었다. 세계 10만여 고객사, 200만명 이상이 세일즈포스닷컴 서비스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200여 고객사를 확보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성장은 CRM 시장에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을 몰고 왔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CRM 시장 매출 40%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 형태인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제품에서 나왔다. 오라클을 비롯해 기존 강자들도 SaaS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는다.
가트너는 “세일즈포스닷컴이 CRM 시장 최강자로 우뚝 섰지만 오라클, IBM과 같은 대형 업체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1위 자리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중소기업 대상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어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CRM 시장 규모는 2011년보다 12.5% 성장한 20조원 규모다. 전체 기업용 소프트웨어 평균 성장세보다 세 배 빠른 수치다. 가트너는 업체들의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 새로운 업체의 출현으로 당분간 CRM 시장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CRM 업계 시장 점유율(단위:%)
자료:가트너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