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력수급이 심상치 않다. 계절상 전력수급이 가장 안정적인 기간이지만 계획예방 정비와 주요 원전의 가동 정지로 수급 외줄타기가 전망된다.
3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5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는 발전소 설비규모는 최대 1670만㎾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전체 설비규모 5분의 1에 해당하는 양으로 이를 제외하면 최대 가동 설비는 6700만㎾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최대 전력피크는 643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예비전력량이 300만㎾이하로 떨어질 수 있어 전력수급 경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대 우려 요인은 고장으로 발전 정지된 원전의 불투명한 재가동 여부다. 지난해 11월 영광원전 3호기가 원자로헤드 관통부 결함으로 아직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고 지난달 23일 제어봉 제어계통 문제로 정지된 신월성 1호기는 지난해 동일한 문제로 정지했던 사례가 있어 조기 가동이 불투명하다. 조기가동을 한다 해도 바로 6월부터 계획예방정비가 잡혀있어 운전시간은 길지 않다.
행정부 조직 세팅이 늦어진 것도 전력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리원전 4호기는 일정상 지난주부터 전력생산이 예정돼 있었으나 보고 일정이 늦어지면서 아직 가동을 못하고 있다.
국내 전력수급의 기반을 담당하는 원전의 가동정지는 전력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월성 1호기가 멈춘 지난주에도 전력거래소는 23일부터 3일간 수요관리를 실시했다. 현재 원전은 고장 설비 이외에도 계획예방정비 설비 400만㎾가 추가로 멈춰서 있다.
들쑥날쑥한 기상도 복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날씨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거나 높은 등 기온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수급이 급격한 기온변화로 인한 전력피크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소식이다.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남서기류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인 고온현상까지 예상된다.
이주호 전력거래소 수급계획팀 차장은 “지난달도 예년에 비해 날씨가 좋지 않아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계획예방정비로 전체 설비 예비력이 줄어든 이달 역시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요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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